비싼 물건 싸게 사던 온라인 축제
코로나 영향 소비행태 바뀌어… “절약 심리로 저가 제품에 몰려”
알리바바, 실적 고려 행사기간 늘려
10일간 거래액 63조원 달해

중국 최대 쇼핑 축제 솽스이(雙十一) 행사 시작을 하루 앞둔 10일 광둥성 광저우의 차이나포스트 항공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배달할 상자를 분류하고 있다. 올해 솽스이 행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저가 제품을 다량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저우=신화 뉴시스
솽스이를 개최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1일부터 11일 0시 30분(현지 시간)까지 거래액이 총 3723억 위안(약 63조 원)에 달했다”면서 “초당 상품 구매량이 최대 58만3000건까지 치솟아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엔 11일 하루만 열렸는데 거래액은 2684억 위안(약 45조2764억 원)이었고, 초당 최대 구매 상품량은 54만4000건이었다.

알리바바의 이런 조치는 매출 기록을 지난해보다 늘려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2009년 행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매년 신기록을 세웠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신기록 작성이 어려울 것을 염두에 뒀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 솽스이 거래액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충격을 받은 후 회복 국면에 들어간 중국 내수의 활력도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 상황이었다. 중국 공산당 역시 지난달 열린 제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통해 국내대순환을 위주로 한 ‘쌍순환’ 발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 진작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쇼핑 행태도 과거와 달라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솽스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터져 나오는 ‘보상 소비’ 심리로 쇼핑 참여 인원은 크게 늘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고가 제품보다는 저가 제품에 많이 몰리는 ‘보상 절약’ 심리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