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유우성 씨. 뉴시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 씨와 여동생 유가려씨, 남매의 아버지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지숙)는 12일 유우성 씨와 그의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유우성 씨에게 1억2000만 원, 유가려 씨에게 8000만 원, 유 씨 아버지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가려 씨가 원세훈·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당시 사건을 맡았던 국정원 수사관·검사들에 대해서 낸 청구는 기각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유우성 씨가 간첩이라는 허위진술을 받아내기 위해 유가려 씨에게 협박과 가혹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유우성 씨의 북한과 중국 국경 출입 기록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2015년 유우성 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이에 유우성 씨와 그의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4억8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선고에 대해 유우성 씨 측 장경욱 변호사는 “(청구금액 중) 절반밖에 안 나온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들은 오랜기간 피해자로 살아왔는데 진상규명도 안 되고, 그 과정에 은폐도 있었고, 지금도 국정원과 검찰 등 고위층은 책임도 안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에 직접 출석한 유우성 씨도 “진실을 밝히기까지 너무 오랜시간이 걸렸다. 민사 1심은 끝났으나 사건을 조작한 가해자들, 가담자들은 여전히 처벌이 미진하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재발 방지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 이런 일로 피해받는 일어나지 않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