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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진행 중에 아내를 승용차로 들이받은 남편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범행에 대한 반성과 피해자와의 합의가 주된 감형 이유로 작용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9일 오전 10시6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동 (구)전주지법 정문 건너편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에 서 있던 아내 B씨(47)를 자신의 벤츠 승용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B씨는 전치 14주의 부상을 입었다.
조사결과 A씨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B씨의 불륜 때문임에도 재산분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지자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A씨는 앞선 9시40분께 진행된 판결선고 전 조정절차에서 판사로부터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권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0만원은 이혼 파탄의 책임이 있는 아내가 남편에게 지급해야할 위자료 1700만원과 남편이 아내에게 재산분할로 지급해야할 3700만원을 상계한 금액이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떨어진 안경을 줍느라 앞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 방법과 피해자의 상해 정도에 비춰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이유 등으로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혼 등 소송의 조정절차를 마치고 돌아가는 피해자를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들이받아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것으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큰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하지만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해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진행된 이혼소송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북=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