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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제9회 응씨배 세계프로바둑선수권전…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수

입력 | 2020-11-13 03:00:00

○ 김지석 9단 ● 커제 9단
본선 28강 3국 9보(96∼111)




흑이 상변 백 말을 꿀꺽 삼키자 승부의 향방은 단순해졌다. 하변 흑 대마를 잡으면 백 승, 못 잡으면 흑 승이다.

백 102에서 백의 살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모양이니 행마니 필요 없고 오직 흑의 눈 모양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흑 103은 필수. 이를 소홀히 하면 참고 1도처럼 흑 대마가 끊긴다.

흑 109는 좀처럼 생각하기 힘든 수로 커제 9단의 실력을 보여준다. 보통 참고 2도 흑 1에 두기 쉬운데 백 2가 아프다. 백 ‘가’가 선수여서 흑의 행마가 어려워지는 것.

흑 109는 백이 110으로 안형을 없앨 때 흑 111로 힘차게 밀어 좌변에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 정도면 흑을 잡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지만 김지석 9단의 생각은 달랐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