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득점으로 프로배구 남자부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KB손해보험 케이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실컷 더 때리게 놔두라고 했다. 그 선수가 지쳐야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내놓은 ‘말리 특급’ 케이타(19·KB손해보험) 파훼법은 이랬습니다.
석 감독은 삼성화재가 ‘몰방(沒放) 배구’를 집대성할 때 수비 쪽 한 축을 책임졌던 인물. 그러니 반대 쪽에서 몰방 공격을 책임져야 하는 외국인 공격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지도 모릅니다.
10일 안산 경기에서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65.3%에 해당하는 77개를 책임진 뒤 코트 위에 쓰러진 KB손해보험 케이타.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사실 케이타는 가빈보다 더 심합니다. 케이타는 1라운드 때 KB손해보험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58.8%를 책임졌습니다.
삼성화재에서 가빈에게 제일 많이 의존했던 2011~2012 시즌에도 이 캐나다 선수 공격 점유율은 55.1%가 전부였습니다.
그 결과 51번째 공격 시도부터는 상대 블로킹에 ‘바운드 되는’ 공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0.100에서 0.170이 되는 건 0.070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70%가 늘어나는 겁니다.
다른 팀에서 케이타를 두려워하는 제일 큰 이유가 높이(키 206cm, 제자리 점프 78cm) 때문인데 공을 때리면 때릴수록 이 장점이 사라지는 겁니다.
두 팀은 13일 오후 7시 다시 한번 맞대결에 나섭니다.
이번에도 석 감독 파훼법이 통할까요? 아니면 KB손해보험에서 다른 전략을 마련했을까요?
이 경기에서도 51번째 공격부터 그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할 겁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