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전 총경은 1986년부터 1990년까지 경기 수원경찰서 형사계장으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했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에서 범인을 쫓는 형사 박두만(송강호 역)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수년간 화성사건을 맡았지만 끝내 자신의 손으로 진범을 잡지 못했다는 무거운 죄책감은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지난해 9월 유전자 분석으로 이춘재(57)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란 사실이 밝혀진 뒤 고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형사로서 ‘그놈’을 잡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해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