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어 한국 의원들과 면담
“징용 해법, 양국 의원외교에 기대”
김진표 “서울 방문해달라” 요청에 스가 “조건 정돈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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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28차 한일포럼에서 마스크를 낀 채 발언하는 모습이 화상회의 화면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이 대표는 한일 양국의 조건 없는 관계 회복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포럼 제공
김 회장 등은 이날 오후 4시 45분부터 15분 동안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총리와 면담했다. 이후 기자들을 만나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의원연맹이 중심이 돼 양국 교류 협력을 더 열심히 해 양국 지도자들이 어려운 한일 현안을 타결해 나가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스가 총리가 ‘감사하다. 그렇게 노력해 달라’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가 총리가 9월 취임 후 한국 국회의원과 만난 것은 처음이다. 10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한국 고위 인사들과 면담한 것이기도 하다.
또 NHK는 김 의원이 스가 총리에게 서울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조건을 정돈해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징용 관련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한국이 약속해야 방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한일 정부가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양국 의원들이 나서는 모양새다. 스가 총리도 한국 고위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만나면서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일본 자민당 고위 간부는 “스가 총리가 한일 관계를 개선시키자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 김 회장은 12일 나리타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양국 외교 당국 간에 아주 긴밀한 (징용)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상 판결을 명령받은 일본 기업의 배상금 지불 여부를 놓고 한일 양국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일본 측은 한일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기부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제공하자는 ‘문희상 안’에 긍정적이지만, 한국 측은 부정적이다. 김 회장은 “정치인의 역할은 정부 협의가 잘되도록 하고, 양국 지도자들이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우호적인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