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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동아일보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청년 전태일들에게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다그치거나 섣불리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자고 훈계하는 것이 얼마나 사려 깊지 못한 방식일까”라고 탄식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흙수저 청년’의 글을 링크하고 “투박한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학술논문보다 통찰력이 있다. 이 글만큼 오늘날 양극화 사회의 풍경을 제대로 드러내는 글이 있을까”라고 감상평을 남기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글은 한 20대 청년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소년공 이재명이 제철 과일 못먹어 서럽고, 쓰레기 치우러 다니면서 남들 시선에 열등감 느끼고, 공장에서 일하다 팔이 굽어 좌절했다면, 요즘의 가난한 집 청년들은 그에 더해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상처입고, 부동산 격차로 무시당하고, 어릴 때 예체능 학원 다녀보지 못해 박탈감 느끼고, 그렇게 부모로부터 경험자본과 문화자본을 물려받지 못해 생기는 간극으로 좌절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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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트판 갈무리
또 “글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듯 이 격차는 카스트제도처럼 소위 ‘학벌’에서의 격차로 이어진다”며 “부모의 소득수준이 대학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해 고교졸업생 중 약 6%만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94%는 비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다”며 “압도적 다수의 청년들이 학벌을 계급장 취급하는 사회에서 생존투쟁을 벌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중소기업에 들어가 투명인간처럼 살아간다. 이전과는 다른 구조화된 불평등의 양상”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다수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 변화의 정치에 함께 하도록 손 내미는 일. 아주 사려 깊고 끈기 있게 해야 할 일”이라며 “낡고 나이브한 청사진으로는 바로 ‘손절’당할 것”이라고 글을 마쳤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