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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명 vs 232명 …4년전 선거인단 스코어의 ‘반전’

입력 | 2020-11-15 19:11:00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지원 NEWS1


‘306명 대 232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 시간) 경합주인 애리조나에 이어 조지아주에서도 승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며 확정된 선거인단 수다. 묘하게도 이 숫자는 4년 전 트럼프 대통령(306명)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232명)를 꺾으면서 얻었던 선거인단 수를 정확히 뒤집은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싹쓸이했던 북부 ‘러스트 벨트’ 지역의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을 되찾아오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으로 인식돼온 남부 ‘선벨트’ 지역의 애리조나, 조지아주에서도 승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로써 25개주와 수도 워싱턴을 포함해 모두 26곳을 파란색으로 물들였다.

바이든 후보는 현재 전국적으로 약 7860만 표(득표율 50.8%)를 얻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총 투표수를 1억6100만 표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어 현 추세대로라면 바이든 후보는 최종적으로 8000만 표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미 대선에서 8000만 표 이상을 얻은 후보는 없으며, 바이든 이전 최다 득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8년)이 얻은 6949만여 표다.

특히 조지아주의 승리는 민주당으로서는 주목할 만한 성과다. 민주당은 1992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한 번도 공화당 후보에게 이기지 못했다. 이번에도 개표 초반 ‘붉은 신기루(red mirage)’ 현상이 나타나며 바이든 당선인이 크게 밀리다가 우편투표 결과가 속속 반영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애틀랜타 같은 대도시에 젊은 이민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측 요구에 따라 500여 만 표를 전부 손으로 일일이 다시 확인하는 재검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0.3%포인트(1만4000여 표) 격차의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애리조나주의 경우에도 피닉스 같은 도시 내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지지와 함께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과 바이든 당선인의 우정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매케인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4년 전과 달리 무당파가 11%포인트,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37%포인트나 바이든 당선인에게로 쏠린 것이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각 주는 이번에 확정된 결과에 따라 다음 달 8일까지 주별 선거인단의 명단을 제출하고,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한다. 의회는 내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게 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