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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65m 덩크’ 샷 이글…마지막에 웃고야 만 최혜진

입력 | 2020-11-16 01:00:00

KLPGA 최종전서 시즌 첫승
2위로 출발해 5번홀 이글로 승기
톱10 13번으로 대상 확정하고도 올해 트로피 없었던 아쉬움 씻어
김효주, 상금-평균타수-퍼팅 1위




최혜진이 15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최종전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파퍼트를 성공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자칫 ‘무관의 제왕’이 될 뻔했던 최혜진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두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KLPGA 제공

김효주

마지막에 웃는 자가 진짜 승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 연속 대상의 주인공 최혜진(21·롯데)이 시즌 최종전에서 그토록 바라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15일 강원 춘천시 라비에벨C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신인왕 유해란(19·11언더파 205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16번째 도전에서 나온 첫 승이자 통산 10번째 우승(아마추어 2승 포함)이다. 전날까지 2위였던 최혜진은 이날 최종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했다.

최혜진은 지난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에서 남은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일찌감치 대상 수상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13차례 톱10 진입에 성공하는 등 시종일관 좋은 성적을 이어간 결과였다. 하지만 말 못할 고민도 있었다. 올 시즌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자칫 ‘무관의 제왕’이란 타이틀을 갖게 될 상황에 처했던 것. 투어 사상 우승 없이 대상을 탄 선수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만 5승에 전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우승 확정 뒤 최혜진은 “잘하고 있었지만 (주변에서) 잘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힘들었다”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해 우승자 안송이에 1타 뒤진 2위로 3라운드를 시작한 최혜진은 이날 5번홀(파5)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70.8야드(약 65m) 거리에서 웨지로 친 세 번째 샷이 바운드 없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간 것. 일명 ‘슬램덩크 이글’을 기록한 최혜진은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갔다. 중계진이 “마법을 보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환상적인 플레이였다. 아마추어 때도 샷 이글을 하며 두 차례 우승을 맛본 적이 있었기에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최혜진은 “(공이) 핀에 맞은 것 같아서 제발 멀리만 안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위기도 있었다. 16번홀(파4)에서 2.3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해 앞선 조에서 경기를 펼치던 유해란과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노보기를 이어가던 유해란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결국 첫 보기를 기록했다.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홀 약 10cm 앞에 붙인 최혜진은 챔피언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상금은 2억 원.

최혜진은 “우승이 안 나오다 보니 갈수록 ‘우승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 우승보다 이번 우승이 훨씬 힘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3년 연속 대상에 대해서도 “영광스러운 상이다. 좋은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아 기분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미국 대신 국내 투어를 소화한 김효주(25)는 올 시즌 2승과 함께 상금(7억9713만7207원), 평균 타수(69.5652타), 평균 퍼팅(29.1739타) 부문에서 모두 1위로 마쳤다. 김효주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3위를 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