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확진자 소수지만 일상속 n차 감염
최근 일주일 日평균 환자 40명 급증… 전문가 “잔불서 큰불로 번질 가능성”
수도권-강원 단계격상 예비경보… 바이러스 변이 GV그룹 첫 발견
선별진료소 다시 긴 줄 1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보통 휴일에는 검사 수가 줄어들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검사 희망자가 늘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집단감염은 이처럼 규모는 작지만 확진자 발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9∼15일) 새롭게 발생했거나 추가 확진자가 나온 집단감염은 발표된 것만 34건에 이른다. 전파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현재 진행형’ 집단감염이 최소 34건이라는 뜻이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금은 대규모 집단 발병보다 여러 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하루 2, 3명 정도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4개 집단감염의 양상을 분석한 결과 누적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는 것은 단 1건뿐이었다. 나머지는 누적 환자 수가 5∼81명이다. 경기 용인시 동문 골프모임(누적 환자 67명), 경기 가평군 보습학원(22명) 집단감염 등 일상 공간 중심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꾸준히 ‘n차 감염’을 양산하며 확진자 수를 늘리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신천지예수교(누적 확진자 5213명),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1173명)처럼 대규모 집단이 확산을 주도하던 기존 유행과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의료기관에서도 소규모 감염이 나오고 있다. 광주 전남대병원에서는 15일까지 신경외과 전공의 1명과 다른 병원 의사 1명, 간호사 2명 등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대병원은 응급실과 신경외과 병동을 폐쇄하고 16일까지 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경기 성남시의료원 격리병동에서도 간호사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집단감염보다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더 위험하다고 말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잔불’과 같은 감염이야말로 일상 속에 코로나19가 깊숙이 퍼져 있다는 증거로, 언제든 폭발적인 ‘큰불’로 번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 수는 159.9명으로 직전 일주일 113.1명과 비교해 40명 이상 급증했다. 강원 지역은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가 12.6명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격상 기준(10명 이상)을 넘어섰다. 수도권도 89.9명으로 직전 일주일 65.1명에서 24명 이상 증가하며 격상 기준(100명 이상)에 가까워졌다.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까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경기 용인 대지고·죽전고 집단감염에서 GV그룹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14일 밝혔다.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클럽 집단감염 이후 국내 발생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GH형 그룹의 경우 앞선 S·V그룹보다 감염력이 최대 9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아직까지 GV그룹과 GH그룹의 병원성 차이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철원=이인모 / 광주=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