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회피하려 월북자 낙인 실종 2시간전 아들과 진로 얘기”
채널A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요. 그 책임을 피하기 위해 월북자라는 죄명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진정한 사과를 원합니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게 피격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의 전 부인 A 씨가 15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는 “아이들을 위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 또한 제가 할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면서 전 남편의 실종 이후 처음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채널A ‘뉴스A’ 조수빈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남편의 유해나 시신을 꼭 돌려줘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고 한 가정의 가장을 만신창이로 만든 책임을 정부에 묻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빠 명예를 돌려 달라”고 공개 자필 편지를 쓴 아들 이모 군(17)도 조 앵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님께서 어린 학생을 상대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 씨와 이 군은 이 씨가 자발적으로 20km가량 헤엄쳐 월북했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A 씨는 “(피격 나흘 전인) 9월 18일에는 (남편이) 딸과 화상 통화를 하며 ‘입항하면 집에 오겠다’고 했고 실종 2시간 전에는 아들과 진로 이야기, 저와는 아들 공부 등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 대화를 나눴다”며 “세상에 누가 월북을 아무 준비 없이 순간적으로 판단하겠냐”고 주장했다. 이 군은 “여름에 물놀이 갔을 때 보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실력은 아니고 일반인 수준”이라며 “(월북은) 상상할 수도 없고 너무 먼 거리이기 때문에 정말 아빠가 맞는지조차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