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철강 등 수출 문턱 낮아져 아세안, 한류콘텐츠 시장 추가개방 日은 낮은 수준… 주요 농산물 제외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아세안 시장에서 자동차부품, 철강 등 한국산 제품의 수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일본과도 FTA를 맺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RCEP 타결로 아세안 시장에서 기존 79.1∼89.4%였던 상품 관세 철폐율이 91.9∼94.5%로 확대된다. 자동차부품, 철강 등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뿐 아니라 섬유, 기계부품, 의료위생용품 등의 관세도 낮아진다. 온라인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및 배급·상영 등의 시장을 추가로 개방해 아세안 지역에서 한류가 더 확산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목표는 아세안 시장의 추가 개방”이라며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 강화로 신남방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자동차부품, 합성수지, 섬유, 석유화학제품 등 중간재 시장 개방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 맥주 등 일본 주류에 대해 각각 15%, 30%씩 부과하던 관세는 15∼20년에 걸쳐 폐지된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소주와 막걸리에 대한 일본 측 관세도 20년에 걸쳐 폐지된다.
RCEP의 시장 개방 정도가 다른 FTA보다 낮은 데다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다른 참여국과 양자 FTA를 맺었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관세 철폐율 90% 이상으로 양자 FTA가 체결돼 있는 중국, 호주, 뉴질랜드와는 이번에도 기존 범위 내에서 개방 수준이 유지됐다. 협상 과정에서 인도가 빠진 점도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세종=주애진 jaj@donga.com·구특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