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후보도 대선을 닷새 앞두고 한국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주한미군 철수 협박은 없을 것이라 약속하면서 재미 한인들을 직접 겨냥한 고품질의 건강보험, 수준 높은 교육 방안 등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한인 사회가 대선에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압력집단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재미교포 최초로 1992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창준 전 의원이 정치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한인 사회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민 1세대들은 영어 능력이 떨어지고, 사고방식도 한국적이어서 주류 정치권 진입이 어려웠던 탓도 컸다. 그러나 이민 2세대는 주류 사회의 정점인 정치권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김창준에 이어 2018년 한국계 앤디 김이 연방 하원의원의 맥을 이었다. 이달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선거에선 앤디 김이 재선에 성공하는 등 한국계 연방 하원의원이 4명이나 배출됐다.
▷차기 미 부통령 당선인인 카멀라 해리스도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민 2세대다. 현재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는 대략 250만 명으로 숫자로는 소수지만, 워낙 교육열이 높고 성실해 경제 학계 문화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진국 곳곳에서 한국계 인재들의 약진이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 반갑다.
정연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