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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강원 19일부터 1.5단계로 올릴듯

입력 | 2020-11-17 03:00:00

신규 확진자 사흘 연속 200명대
정은경 “2∼4주후 400명 될수도”
중대본 17일 거리두기 격상 결정




분주한 선별진료소… 한적한 푸드코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16일 서울 동대문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같은 날 오후 한산한 모습인 서울역 내 푸드코트. 뉴시스·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근 일주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00명 넘게 나왔다. 주말에도 매일 200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면서 최근 사흘간에만 636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2∼4주 후 300∼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23명. 9월 2일(267명) 이후 75일 만에 가장 많다. 확진자가 사흘 연속 200명을 넘는 등 확산세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확진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재생산지수도 1.12까지 높아졌다.

방역조치는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규모 감염이 많게는 5, 6개 시군으로 퍼지고 시도 경계까지 넘어서고 있다. ‘젊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도 걱정이다.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환자 중 40대 이하는 52.2%로 절반을 넘었다. 대부분 무증상이다.

최근 일주일간 수도권의 일평균 확진자는 99.4명이다. 권역별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 상향 기준(100명 이상)의 99% 수준이다. 강원권은 일평균 확진자가 13.9명(상향 기준은 10명 이상)까지 늘었다.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경기 고양시가 17일 0시부터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높였다. 국방부는 방역당국 지침과는 별개로 수도권, 강원권 군부대에 한해 거리 두기 1.5단계 실시를 결정했다. 중대본은 17일 회의를 열어 수도권과 강원권의 거리 두기 격상 방안을 결정한다. 수도권은 서울 인천 경기 전체를, 강원권은 확진자가 집중된 영서지방을 대상으로 거리 두기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격상이 확정되면 적용 시점은 19일 0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 전국 14개 시도서 확진자… 방역당국 “대규모 유행 전단계 우려” ▼


소규모 집단감염 곳곳서 계속
67일만에 발생지역 가장 많아
아산 직장관련 모두 62명, 청송 가족모임 19명으로 늘어
수도권 이외지역 급속 확산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던 충남 아산시 직장 관련 감염자가 16일 62명까지 늘어났다. 첫 확진자의 직장 동료와 지인, 가족, 동료가 방문한 주점 직원 등이 감염됐다. 그러면서 관련 확진자 발생 지역은 충남을 벗어나 서울, 경기, 경북으로 번졌다.

이달 1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청송군 가족 모임 관련 확진자는 이틀 만에 19명으로 늘어났다. 가족의 동료와 지인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19명의 거주지는 경북뿐 아니라 충남과 대구, 서울에 걸쳐 있다. 청송군 가족 모임 관련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경북에서는 16일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북에서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온 건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있었던 3월 30일(11명) 이후 230일 만이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수도권에 집중됐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와 부산, 울산을 제외한 14곳에서 나왔다. 세종시를 뺀 1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던 9월 10일 이후 67일 만에 가장 많은 시도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1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의 한 미술대학원 관련 확진자도 서울과 충남까지 넘어가면서 전체 14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방역당국은 특정 장소나 시설에서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는 것 못지않게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도 위험 요소로 보고 있다. 고리를 제때 끊지 못하면 대유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확진자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게 되면 감염원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데다 접촉자 확인 등 방역 조치의 범위도 그만큼 넓어지기 때문이다. 지켜야 할 ‘방역 게이트’가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어서 한두 곳에 집중되는 대규모 감염보다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최근 들어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 비율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10월 18∼24일 일주일간 감염경로 미확인 비율은 8.1%였는데 11월 8∼14일에는 15%로 높아졌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비율이 10%를 넘으면 방역망의 관리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특정 집단의 대규모 발생 사례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엔 비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여러 집단에서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지속돼 전국적인 확진자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만 해도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은 20% 안팎이었지만 16일에는 33.7%였다.

고령층이 많았던 확진자 연령대가 40대 이하 청장년층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도 방역당국으로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젊은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가 많아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접촉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1주간 확진자 연령대를 보면 40대 이하가 52.2%로 절반을 넘었다. 최근 4주간(10월 11일∼11월 7일) 40대 이하 비율은 49.1%였는데 이는 직전 4주간(9월 13일∼10월 10일)의 38.3%에 비해 10.8%포인트가 많아진 수치다.

정 청장은 “젊은층은 무증상이 많고 앓더라도 굉장히 가볍게 앓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검사를 받는 경우가 적어 (감염) 발견이 늦다”며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대규모 유행 위기의 전 단계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강동웅 / 고양=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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