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O, 동해-일본해 대신 숫자 가닥 IHO 중재에 韓日 작년 번호표기 합의 한국 ‘공동 병기’ 목표 못 이뤘지만 일본해 단독 표기 막고 표기법 바꿔 각국 지도 수정 설득 2라운드 돌입
IHO는 16, 17일 열린 2차 총회에서 국제 표준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를 새로운 표준 ‘S-130’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보고한 S-130은 전 세계 바다에 이름 대신 숫자로 된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게 된다. 이에 따르면 세계 각국도 IHO 해도집을 근거로 자국 지도에 일본해를 단독 표기해야 할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정부의 동해 병기 외교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지도상 동해 표기율은 2000년대 초반 2%에 불과했으나 최근 4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IHO가 내세운 해도집 개정 이유는 디지털화이지만 핵심 쟁점은 동해 표기 문제였다. IHO는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일본해’로 단독 표기한 S-23 초판을 발간했다. 1937년(2판)과 1953년(3판)에도 이런 표기를 유지했다. 우리 정부는 1997년에야 이를 파악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는 국제 외교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동해가 실제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HO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다음 총회가 열리는 2023년쯤에야 윤곽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때까지는 일본해를 표기한 해도집 S-23이 유지되기 때문에 일본이 일본해 단독 표기를 계속 주장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지선 aurinko@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