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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부근 지하수서 ‘DNA 손상’ 방사성 트리튬 검출

입력 | 2020-11-17 11:38:00

원전 부지 이외의 지하수서 트리튬 검출은 처음




도쿄대학 등 연구팀은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인근 지하수에서 원전 부지내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미량의 방사성 트리튬(삼중수소)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원전 부지 이외의 지하수에서 트리튬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팀은 “바다 뿐만이 아니라, 지하수의 감시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대학 환경 분석 화학 연구실의 쇼즈카와 가쓰미(小豆川勝見) 조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13년 12월~2019년 12월 약 6년에 걸쳐 원전 주변 10곳의 지하수에서 트리튬 등의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조사했다.

이 가운데 원전 부지 남쪽에서 10m, 300m 떨어져 있는 두 곳에서 리터(ℓ)당 평균 20Bq(베크렐)의 트리튬이 지속적으로 검출됐다. 다만 지하수에서 검출된 농도는 국가 방출 기준 6만 Bq을 크게 밑도는15~31Bq이었다.

트리튬은 빗물 등 자연계에도 포함되지만 농도는 1Bq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쇼즈카와 조교는 “트리튬 발생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 말고는 없다”고 확신했다. 지하수가 원전 부지 내에서 트리튬을 포함한 물과 섞여 부지 남쪽 지하로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하수에는 세슘 등 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물질도 미량 포함돼 있었다.

다만 원전이 수소폭발을 일으켰을 때 떨어진 것이 지표에 남아 빗물에 섞였을 가능성도 있어, 부지내에서 흘러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쇼즈카와 조교는 “이번 결과는 사고나 재해가 발생할 경우 고농도의 오염수가 부지 외의 지하에도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운용사인 도쿄전력 담당자는 “내용을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코멘트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데 그쳤다.

한편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쓰나미 영향으로 노심 용융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현재에도 부서진 건물에 지하수와 빗물이 스며들며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하루 180t(2019년 기준)씩 증가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로 여과해 저장탱크 안에 넣어 원전 부지 내에 보관하고 있는데, 2022년 10월이면 저장탱크가 가득 차 오염수를 보관할 곳이 없게 된다.

이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기준치 이하 농도로 만들어 해양에 방출해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달 중 각료 회의를 열고 이 방안에 대해 확정할 전망이다.

그러나 오염수를 재처리해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을 제거하는 것은 어렵고, 트리튬 이외의 방사성 물질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