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에서 이제는 선출직 국가원수의 부인, 즉 ㉠퍼스트레이디를 일컫는 말이 된 영부인은 사실 직업이라 하기에는 좀 특별하다. 보수는 없지만 대통령을 보좌하고 여러 행사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사실상 사생활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남편이 대통령에 선출되면 아내는 자신의 직업을 포기하고 내조에 적극 나서는 게 당연시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은 엘리너 루스벨트(1884∼1962)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그는 불행을 기회로 만드는 ‘행복의 연금술사’라고 불렸는데, 적극적인 내조로 장애인이 된 남편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가 하면, 4번이나 연임에 성공시켰다. 1945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재임 중 사망할 때까지 남편의 손과 발, 눈이 되어 ㉡그림자처럼 도우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남편 사망 후에도 국제연합(UN·유엔) 등을 무대로 ‘인권의 대모’라 불리며 영부인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했다.
미국의 한 연구자는 “과거 영부인들의 경우 일과 가정의 양립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질 여사는) 21세기에 맞는 영부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당선인은 평소 질을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해왔고 지난해 4월 첫 유세에서 자신을 ‘질의 남편’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로 그녀를 밀어준다. 비록 78세, 69세 고령인 당선인 부부지만 사고방식은 그 누구보다 젊은 커플이 아닐까 싶다.
동아일보 11월 10일자 서영아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① 대통령 같은 선출직 국가원수의 아내를 퍼스트레이디라고 부른다.
② 대통령을 보좌하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퍼스트레이디는 마땅한 보수를 받는다.
③ 역대 미국의 일부 퍼스트레이디는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 원래 하던 일을 그만뒀다.
2. 다음 중 ‘㉡그림자’와 같은 의미로 쓰인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고르세요.
② 할머니 댁에 있는 웰시코기는 날 볼 때마다 그림자같이 졸졸 따라 다닌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