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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대책 쏟아냈는데…집값 연간 상승률 9년만에 ‘최고치’

입력 | 2020-11-18 15:09:00

1~10월 전국 매매변동률 3.86%…2011년 이후 가장 높아
23차례 대책에도 효과 없어…풍선·반발로 집값 안 잡혀
"규제할수록 가격 올라…가만히 두는 게 나을 수 있어"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았지만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상승률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0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변동률은 3.86%로 지난 2011년 같은 기간 변동률 5.62%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더 높았다. 올해 1~10월 전국 아파트 가격변동률은 5.36%로 지난 2011년 같은 기간 7.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현재까지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

2017년에는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6개 대책을 발표했고, 2018년에는 수도권 주택공급계획 등 5개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에는 분양가 상한제 등 7개 대책을 발표했고, 올해 들어 5개의 부동산 대책이 적용되고 있다.

이같은 정책효과로 2017년 1~10월 주택가격변동률은 1.23%, 2018년은 0.98%, 지난해는 -0.9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부동산 시장에서 큰 변화가 나타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10월 이후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10·1대책,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담보대출을 금지하는 12·16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서는 수원 영통·장안구·안양 만안구·의왕시 등 조정대상지역을 추가하는 2·20대책, 강남·잠실 등 지역에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하는 6·17대책을 발표했다. 한 달 뒤에는 다주택자와 단기거래에 대한 부동산 세제를 강화하는 7·10대책을 내놓았다.

이처럼 특정 지역과 특정 가격에 대한 핀셋규제가 이어지자 풍선효과가 전방위로 퍼져나갔다. 규제지역에서 벗어난 수도권과 광역시 등으로 집값 상승세가 옮겨 붙었고, 9억원 미만·15억원 미만 집들은 각각 상향평준화 되며 키 맞추기에 들어갔다.

결국 규제에 대한 반발효과와 풍선효과가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올해 들어 문 정부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가장 심한 규제를 받은 서울 집값은 2.23%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세종은 34.58%, 대전은 11.27%, 경기는 7.29%, 인천은 5.85% 오르며 전국 평균상승률을 상회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실제 집값에도 반영됐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세종 주택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8912만원에서 4억2602만원으로 47.35%(1억3690만원) 올랐다.

대전은 같은 기간 2억6078만원에서 3억17만원으로 15.10%(3939만원) 상승했고, 경기는 3억5082만원에서 3억9752만원으로 13.31%(4670만원) 올랐다. 서울은 6억7664만원에서 7억6098만원으로 12.4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자가 원하는 공급이 없는 규제 정책과 임대차법 이후 수도권과 광역시에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전세난으로 매매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규제로 집값을 누르려 할수록 가격은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되레 가만히 두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