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걷잡을 수 없는 확산세” 일부 지역 중증 병상 부족 현실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3명. 8월 29일 323명 이후 81일 만에 가장 많았다. 국내 지역사회 감염만 245명이다. 해외 유입 확진자 수도 68명으로 급증했다. 7월 25일 86명 이후 116일 만에 가장 많다. 미국과 유럽 국가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수도권(서울 경기)과 광주 등에 사회적 거리 두기 1.5단계가 시작된다. 또 12월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수능 특별 방역’도 이날부터 실시된다. 하지만 지금의 확산세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거리 두기 효과는 보통 1, 2주 후에야 나타난다. 서울시 잠정 집계에 따르면 18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추가 확진자만 94명이다. 전날 같은 시점의 집계(83명)보다 많다.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19일 오전 발표될 공식 확진자 수는 전날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수 있다.
▼ 수도권 소규모 집단감염 최소 20건… 직장-모임서 ‘일상속 전파’ ▼
코로나 3차 유행 현실화
작업장-종교시설서 n차 감염, 요양시설 감염도 계속 이어져
김포 노래방 확진… 집합금지 명령
전문가 “방역 경각심 풀리며 터져”
○ 연세대에서 학생 집단감염, 직장·종교시설 감염 잇달아
18일 연세대에 따르면 이 학교 공과대 학생 8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음식점에서 학생 11명이 함께 식사를 했는데 이 가운데 4명이 16,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날 추가로 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방역당국은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감염된 학생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신촌 일대 다수의 장소에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자가 많은 데다 한 학생의 경우 10곳이 넘는 장소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정확한 동선을 확인하는 데만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도봉구의 한 종교시설에서도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새로운 집단감염 클러스터로 분류됐다. 첫 확진자는 이 종교시설 이용자로 1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용자 4명, 직원 1명, 가족과 지인 3명 등이 추가로 감염됐다.
요양시설 관련 감염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요양원에서는 하루 사이 1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15일 강원 철원에서 요양원 종사자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가 계속 나와 총 22명으로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 요양시설인 에이스희망케어센터에서는 격리 중 6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71명까지 증가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특별히 어떤 장소에 가서 감염된다기보다 일상적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느는 추세”라며 “최근 정부의 소비쿠폰 발행 등 완화 조치로 방역 경각심이 상당히 늦춰졌는데 이런 게 점차 쌓이면서 화산처럼 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방역당국 “연말 모임 자제” 당부
각종 지인 모임을 통한 집단감염 사례도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지인 여행 모임 관련 확진자는 18일 현재 9명이다. 5명은 모임 참석자, 4명은 이들의 가족이다. 방역당국은 경북 영덕군 장례식장 확진자 9명을 여행 모임과 관련된 확진자로 분류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지인 여행 모임을 통해 가족 간 전파가 이뤄졌고, 추가 확진자가 장례식장에 방문해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17일 첫 확진자가 나온 김포시 노래방에서는 접촉자 8명이 추가로 감염돼 9명으로 늘었다. 김포시는 관내 코인노래방을 제외한 모든 노래방에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안산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실내수영장에서는 60대 A 씨가 12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이후 8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최근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성탄절,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 김하경 whatsup@donga.com·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