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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변호인’ 박준영 “이춘재 첫 인상 섬뜩, 마스크 벗은 실물 보니…”

입력 | 2020-11-19 09:44:00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이춘재가 저질렀다고 자백한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을 복역한 윤성여 씨의 변호인은 이춘재의 얼굴이 날카로워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심 전문인 박준영 변호사는 18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한 채널A 예능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이춘재를 대면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박 변호사와 윤 씨는 이달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재심 공판에 출석해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춘재를 목격했다.

박 변호사는 법정에서 마주한 이춘재의 첫 인상에 대해 ‘섬뜩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증인 심문을 할 때 이춘재의 얼굴을 보고 한다. 이춘재와의 기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눈빛이) 섬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춘재는 총 살인 14건, 강간미수를 포함해서 총 34건을 자백했다”며 “30년 전 자신이 저지른 사건의 숫자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계속 머릿속에 넣다 빼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까 섬뜩하더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의도치 않게 이춘재의 얼굴을 봤다고 했다. 그는 “이춘재도 마스크를 쓰고 왔다. 사람들이 다들 이춘재의 얼굴을 궁금해 하지 않았느냐. 마스크를 벗고 증언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며 “헝겊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계속 말이 안 들렸다. 마스크를 1회용 마스크로 바꿔 착용하게 해보자(고 했다.) 잘 들어보려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마스크를 벗고, 마스크를 쓰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얼굴에 대해 “막상 외모는 연쇄살인범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평범했다”며 “연쇄살인범이라고 생각할만큼 그렇게 날카로워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가 맡고 있는 ‘화성 연쇄 살인 8차사건’은 7차사건 발생 일로부터 9일이 지난 1988년 9월 16일 오전 1시경 경기 화성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박모 양은 자택에서 수면 중 성폭행을 당하고 피살됐다.

윤 씨는 1989년 7월 체포돼 이듬해 5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20년형으로 감형된 뒤 만기 몇 개월을 앞두고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