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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에 매년 세워지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미국의 연말연시 시즌을 상징해왔다. 수만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화려한 장식의 트리에 불을 밝히며 시즌의 개막을 알린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는 예년같지 않을 전망이다. 연일 최고로 쏟아지는 코로나19 감염자에 점등식 행사도 관중없이 TV 중계로만 치러진다.
이에 더해 지난 14일(현지시간) 센터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는 88년 역사상 가장 못생겼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실제 나무는 운송 과정중 일그러졌는지 한쪽 가지들이 치우친 모양새이다. 한 인스타그램 유저는 1년내내 미국민을 억눌러온 현 코로나 상황에 빗대 비틀어진 록펠러 트리가 “2020년을 정확히 대변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19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트리안에서 새끼 올빼미가 발견돼 지난 16일 구조됐다. 아기 올빼미는 구조 당시 영양실조에 극심한 탈진 상태로 알려졌다. 트리가 본래 있던 오니온타에서 베어져 200여km 떨어진 뉴욕으로 이송되는 여러날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소식에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선물 같다”며 반겼다. 온라인 등에서는 서로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얘기하며 연말을 앞두고 훈훈한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기올빼미 한 마리가 자칫 잊혀가던 미국민의 따듯한 인정을 되살리고 있는 셈이다.
올빼미를 보호중인 라벤스비어드야생동물센터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아기 올빼미가 주는 먹이도 잘 먹으며 건강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에게는 ‘록펠러’라는 이름도 붙여졌다. 아기올빼미는 기운을 차리면 어쩜 어미 올빼미가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고향에 돌아가 방생될 예정이다.
한편 원래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신년까지 자기 소임을 다한후 집짓기 자원봉사 단체 ‘해비타트’에 기증돼 필요한 이들의 보금자리 재료로 쓰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