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사 임용 1차 필기시험을 하루 앞둔 20일 전국의 수험생들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시험 준비 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확진자는 최소 38명으로 집계됐다. 교육당국은 예정대로 임용시험을 시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확진자 응시 불가 방침을 피하기 위해 해열제를 먹더라도 시험 준비를 강행하는 수험생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무증상 수험생이 함께 시험을 치를 경우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임용시험 학원 감염, 7개 시·도로 확산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임용단기’ 학원 관련 확진자는 최소 38명이다. 확진자 38명은 해당 고시학원 체육실전모의고사반에서 나왔다. 이 학원 수강생 2명이 18일과 19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밀접접촉자인 다른 수강생 등 학원 관련자 600여 명을 검사한 결과 추가로 30여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해당 학원은 올 8월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 방침에 따라 휴원 했다가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서 지난달 11일 다시 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등 임용시험을 앞두고 과목별 특강, 면접 과외 등의 수업 일수를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18, 19일 확진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층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 불안한 수험생… ‘시험 연기’ 청원도
교육부는 21일 전국 110개 시험장에서 6만233명이 응시 예정인 중등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임용고시는 1년에 한 번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만 미루거나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신학기에 맞춰 신입 교사를 배치하려면 시험을 미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대신 교육부는 자가격리자를 위한 별도 시험장과 시험 감독관을 늘려 20일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지원자도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당초 예고한 대로 임용고시에 응시할 수 없다. 자가격리자는 당초 18일까지 사전 신청해야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할 수 있었고, 그 이후 자가격리 통보를 받은 경우 20일 오후 6시까지 추가 신청을 해야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추가 신청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임용고시를 하루 앞두고 학원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이날 서울시교육청에는 별도 시험장을 신청하려는 응시자들의 전화가 폭주했다.
시험 연기를 요청하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임용고시 특성상 자신이 응시한 지역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만큼 감염 우려가 있는 수험생들이 시험 응시를 위해 전국 각지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