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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꾸준히 했는데 당뇨 판정 ‘화들짝’, 건강 전도사 된 이유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0-11-21 14:00:00


문용휴 매니저는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주기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 공부를 하고 있다. 문용휴 매니저 제공.

어릴 때부터 비실이었다. 중학교 때부터는 허리 통증을 앓았다. 28세에는 어지럼증세까지 겹쳤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일찌감치 운동에 발을 들였다. 달리기도 했고 축구를 하고 테니스도 쳤다. 15년 전부터는 헬스클럽에 등록해 웨이트트레이닝도 시작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 일하며 야근을 많이 했고 야식에 술도 자주 마시다보니 2015년에는 당뇨까지 왔다. 화들짝 놀라 근육운동을 더 강화하고 음식까지 조절하니 그제서야 모든 게 해결됐다.

문용휴 매니저(왼쪽)는 2016년부터 시니어헬스동호회를 만들었고 체육관(헬스클럽)을 빌려 자신의 운동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순천시청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이렇게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면서 정년퇴직을 앞두자 회원들이 “순천시민들을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어 체육관을 운영하자”고 제안해 올해 순천시니어 건강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문용휴 매니저 제공.



문용휴 순천시니어 건강협동조합 총괄 매니저(60)는 평생 자신의 건강관리를 하다 ‘건강 전도사’가 됐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재활테이핑 강좌를 듣기 위해 서울에 온 그를 18일 만났다. 올 상반기까지 전남 순천시문화관광 국장으로 일한 문 매니저는 연말 퇴직을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보내고 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했는데도 당뇨병이 왔습니다. 무절제하게 먹었고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죠. 당뇨는 음식 조절이 가장 중요하는 것을 알았고 지방을 빼고 근육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도 체득했습니다. 그래서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시작했습니다.”

2005년부터 근육을 키우기 시작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수준이었다. 매일 아침 주 5회 이상 운동을 했지만 어지럼증은 계속 됐다. 빈도와 강도는 줄었지만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당뇨 판정을 받은 뒤 몸에 있는 지방을 다 뺐다. 그리고 근육을 키웠다. 72kg이던 몸무게를 68kg으로 만들었다. 체중은 빠졌지만 근육량은 과거에 비해 10kg 더 늘었다.

“전 감기를 달고 살았고 알레르기도 심했어요. 밖에만 나갔다 오면 집사람에게 등을 긁어 달라고 할 정도였죠. 입 근처에 물집도 360도 돌아가며 생겼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어지럼증도 사라지고 알레르기도 없어진 거예요. 감기도 안 걸렸어요. 이런 증세가 사라진지 3,4년 정도 됐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비롯해 아버지, 아들까지 허리가 구부정했는데 저는 근육운동을 제대로 하다보니 반듯하게 펴졌습니다.”

강도 높은 근육운동과 음식 조절의 결과였다.

“운동을 더 많이 하면서 식단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단 음식을 좋아했고 믹스커피도 하루에 여러 잔 마셨죠. 이런 것 다 끊고 식사의 기본을 바꿨습니다. 당뇨에 좋다는 것 먹어도 소용없습니다. 식사의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문 매니저는 ‘채고밥’ 식사법을 강조했다. 채소 먼저 먹고 단백질, 밥 순으로 먹으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식사문화가 밥이 주식이고 반찬을 부수적으로 먹는 것인데 건강학적으로 보면 잘못된 것이다. 특히 김치 등 짠 반찬이 많다보니 채소 섭취량도 적다. 매끼 200~300g의 5가지 색깔 채소를 먼저 먹고 고기, 밥 순서로 먹어야 몸에 좋다”고 말했다.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부터 먹어야 당뇨를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체중도 감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채소는 혈당지수가 10~20, 고기는 30~50, 탄수화물 백미는 84, 현미는 56이다. 낮은 순서로 먹어야 혈당 조절에 좋고 비만도 해결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공복에 잠이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복에 잠이 들어야 뇌고 쉬고 위 등 장기도 쉰다. 그래야 특히 혈관 청소가 된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의 해결책이 공복에 잠이 드는 것이다. 잠자기 전에 꼬르륵 소리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용휴 매니저가 하체 근육을 키우는 스쾃을 하고 있다. 문용휴 매니저 제공.


문 매니저는 15년 전 헬스클럽에 등록해 주로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 한 젊은이 권유로 근육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한 친구가 ‘선생님 체형에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육운동을 해야 합니다’며 몸짱만들기란 카페를 소개시켜줬다. 그 때부터 근육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 운동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이론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해야 효과적이었다”고 회상했다. 2014년에도 대한보디빌딩협회 코치아카데미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대해 공부했고 매일 운동을 했다. 하지만 결국 당뇨 확진을 받은 뒤부터서야 제대로 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문 매니저는 몸이 달리지자 2016년부터 시니어헬스동호회를 만들었고 체육관(헬스클럽)을 빌려 자신의 운동 노하우를 전수하기 시작했다. 순천시청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도 땄다. 이렇게 건강 전도사로 활약하면서 정년퇴직을 앞두자 회원들이 “순천시민들을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어 체육관을 운영하자”고 제안해 올해 순천시니어 건강협동조합을 만든 것이다.

“그동안 저랑 같이 운동한 사람이 150명 정도입니다. 이중 50명이 협동조합 회원입니다. 상업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공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가급적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방법이 계속 찾고 있습니다.”

현재 한 독지가와 모 은행 등에서 체육관을 지어줄 테니 운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해오고 있다고 했다.

문용휴 매니저가 자신이 쓴 책 ‘건강한 100세 인생, 문 국장 따라하기’를 들고 활짝 웃고 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문 매니저는 최근 ‘건강한 100세 인생, 문 국장 따라하기’란 책을 썼다. 비실이가 건강 전도사가 되기까지의 경험과 이론을 책으로 묶었다. 그는 “30년 넘게 운동을 했는데 제대로 운동한 것은 채 5년 밖에 안 됐습니다. 건강하기 위해선 운동과 식생활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제대로 먹으면서 운동하는 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문용휴 매니저(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회원들과 함께 바벨을 메고 런지를 하고 있다. 문용휴 매니저 제공.


문 매니저는 일찌감치 ‘행동’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다소 누그러들었을 때 순천시민들을 대상으로 S평생건강리더 30명을 선발해 건강상태를 자세히 알아보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운동하게 하려면 운동의 효과를 제대로 알고 체득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노출해도 되는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해 식단도 조절하며 체계적으로 근육운동을 시킬 예정이다. 그 결과를 주기적으로 공개해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남녀 40~60대 3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했는데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사람이 단 4명밖에 없었다. 그만큼 시민들이 근육운동에 문외한이었다. 문 매니저는 “걸으면 좋다고 대부분 걷기만 한다. 걷더라도 바른 자세로 제대로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근육을 키워야 관절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순천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돼 이 프로그램을 잠시 중단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공무원이 아닌 건강 지도사로 순천시민들에게 ‘건강 노하우’를 전해준다.

“저는 선수도 아니고 운동을 했어도 몸이 좋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4년간 자원봉사로 순천시민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근력운동의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100세 시대 가장 중요한 게 건강입니다. 전 건강을 위해 노력하다 은퇴 뒤 삶의 방향도 건강 전도사로 정했습니다. 순천시민들이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습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