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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욕하면서 본다? 지붕 뚫는 시청률

입력 | 2020-11-21 13:10:00

SBS ‘펜트하우스’ © 뉴스1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을 두고 극단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등을 쓴 작가로, SBS에서도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을 히트시키며 흥행 타율을 높인 작가다. 시청률이라는 수치적 성과도 높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막장’ 지적도 받은 바 있다. 아이러니하게 이같은 평가들은 김순옥 작가의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한몫했다. 자극적인 설정과 전개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따라다녔다.

그의 신작 ‘펜트하우스’도 가장 세속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구성됐다. 돈(부동산)과 교육이 그 중요한 소재다. 펜트하우스 최상류층을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로 설정하고, 구성원들의 세속적이고 천박한 욕망과 이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펜트하우스’는 펜트하우스 구성원들 사이에 과외교사로 들어온 민설아(조수민 분)가 죽는 충격적인 장면을 시작으로, 예술고등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한 학부모들의 치열한 경쟁, 펜트하우스에 입주한 각계 각층 상류층들이 영합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데 혈안이 된 모습들이 나열된다.

극의 초반에는 지난해 방송돼 신드롬급의 인기를 끈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과의 유사성도 지적됐다. 상위 0.1% 스카이캐슬(최상류층 주거지)을 배경으로 돈과 자녀들이 의대 진학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점, 대척점에 있는 가난한 인물의 미스터리한 사망과 범인을 찾아가는 구성 등이 그 근거다. 또한 민설아가 펜트하우스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장면, 과거 천서진(김소연 분)이 오윤희(유진 분)를 트로피로 내리치는 장면을 포함해 사체 유기, 방화 등 중범죄들이 줄줄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0대 등장인물들에 대한 자극적인 설정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민설아를 괴롭히는 주석경(한지현 분)유제니(진지희 분)등 일명 ‘헤라키즈’들의 악행이 도를 넘었다는 것. 중학교 3학년생 설정의 이들이 민설아를 하대하고 윽박지르는데 이어, 납치하고 폐차장에서 집단 괴롭힘을 가하는 장면은 시청자들마저 벼랑 끝으로 모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펜트하우스’ 기저에 깔린 돈이 없는 자들에 대한 혐오는 무감하고 빈번하게 등장한다. 민설아를 ‘처리’하는 방식, 부동산으로 한 몫 챙기기 위해 다른 이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의 작당모의, 가난하지만 재능을 가진 이를 짓누르는데 무감한 인물들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자극적이고 황당한 장면들은 빠르게 전개된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야기 속에서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판단은 뒤로 밀려나고 비도덕적인 장면에도 무감각해진다.

이처럼 말많고 탈많은 ‘펜트하우스’를 두고 양극단의 시청자 반응이 나오고있다. 지나친 막장 전개라고 목소리가 높지만, 일각에서는 허구의 드라마로 ‘즐긴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펜트하우스’에 쏟아지는 여러 이야기들은 화제성으로 이어지고, 막장 전개의 수위와 함께 시청률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월26일 1회 방송은 9.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해 매회 상승세를 유지하며 지난 16일 방송된 7회가 14.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성과와 비판을 동시에 만들고 있는 말 그대로 ‘문제작’이다. 시즌제로 기획된 ‘펜트하우스’가 역사적인 막장 브랜드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펜트하우스’가 이룰 ‘기록’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