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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하고 아닌척 오열… 佛 30대 25년형

입력 | 2020-11-23 03:00:00

흉악범에 당했다며 방송에 나와
3개월 끈질긴 취조 끝에 ‘반전’




아내가 살해됐다고 주장하며 방송에서 오열했던 프랑스 남성이 실제로는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중형을 선고받았다. 프랑스 전역에선 여성이 남편 등에게 살해되는 ‘페미사이드(Femicide)’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법원은 21일 아내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조나탄 다발(36)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다발은 2017년 10월 자신보다 네 살 어린 아내 알렉시아를 폭행해 숨지게 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과정에서 다발은 ‘임신을 원하던 아내와 불화가 있었으며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앞서 다발은 사건 직후 “조깅을 하러 나간 아내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장례식장에서 아내를 떠나보내며 크게 울부짖는 모습이 방송국 카메라에 담겨 많은 이들의 동정을 사기도 했다. “아내가 흉악범에게 살해됐다”며 기자회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은 3개월 만에 반전을 맞았다. 2018년 1월 30일 수사당국의 끈질긴 조사 끝에 다발이 아내와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고 시인한 것. 그러나 그는 같은 해 6월엔 아내 살해범이 처남이라고 진술을 번복했고, 12월엔 다시 범행을 시인했다. 이후에도 사체 훼손은 부인하다가 나중에 인정했다. 16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다발에게 종신형을 구형했다.

르몽드 등 프랑스 외신들은 진범이 남편으로 드러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여성 안전을 위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