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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루 확진 20만명 넘어서… “월마트서 화장지 다시 사라졌다”

입력 | 2020-11-23 03:00:00

세계 코로나 재확산 비상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20만 명을 돌파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돼 생필품 사재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2500명을 넘어서며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정부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 美 트럼프 장남도 확진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20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만4179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245만여 명, 사망자는 26만여 명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방역 조치에 손을 놓은 가운데 미 대선을 전후해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렸고, 기온이 낮아지는 것 등이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가 격리 기간에 총이나 닦으며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1차 확산기였던 3, 4월 등장했던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재연되고 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는 화장지와 생수, 손세정제 등의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정용품뿐 아니라 우유, 스팸, 아이스크림 등 비상 식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화장지를 생산하는 P&G는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공장을 주 7일,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 일부 식품회사는 올봄부터 폭증하는 수요에 대비해 이미 생산 능력을 최대 한도로 높인 상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일 새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감염이 전체 감염의 최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 방역에 소극적인 日

NHK에 따르면 21일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2596명이다. 일본에서 하루에 25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22일에도 오후 7시 현재 확진자가 2165명 발생해 18일부터 닷새 연속 일일 확진자 2000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과 도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방역 강화보다는 여행과 외식을 장려하는 정책을 쓴 것이 코로나19 확산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1일 대책회의를 열고 감염 확산이 심각한 지역에서는 ‘고투 트래블’(예산으로 국내 여행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을 통한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외식비를 지원하는 ‘고투 이트’ 정책도 신규 식사권 발행을 일시 중단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책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고, 언제부터 어느 지역을 대상으로 제한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밝히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 英·佛·인도는 주춤

프랑스의 21일 확진자는 1만7881명, 영국은 1만9785명이다. 이달 초중순 프랑스는 하루 6만 명대, 영국은 3만 명대까지 확진자 수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봉쇄조치가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되지만 프랑스는 다음 달 1일, 영국은 다음 달 2일부터 각각 봉쇄조치를 완화할 예정이어서 연말연시 확진자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에 이어 누적 확진자 2위인 인도는 이날 4만529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하루에 10만 명 가까이 환자가 늘던 9월 중순에 비하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브라질 역시 이날 3만2622명이 감염돼 하루 6만 명 가까이 확진자가 늘던 7, 8월에 비하면 상당히 줄었다.

뉴욕=유재동 jarrett@donga.com / 도쿄=박형준 / 파리=김윤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