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사장 “못사는 사람 모인곳 아닌 비슷한 취미 공동체 조성 가능 민주화-독립운동 후손 모시기도”
2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19일 발표한 전세대책에서 ‘빌라 전세’에 대한 품질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매입임대주택(다세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매입임대주택은 민간이 건설한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사들여 시세의 절반 이하 임대료로 제공하는 집이다.
김 장관은 “기존에 매입임대주택의 매입 가격이 한 채당 최고 3억 원에 그쳤는데, 서울의 경우 평균 6억 원으로 높아져 임대용 주택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균 매입 가격이 6억 원인 만큼 7억∼8억 원 수준의 집도 임대주택으로 매입해서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매입임대주택 중에서도 ‘매입약정 방식의 임대주택’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매입약정 임대주택은 민간건설사가 새로 짓는 주택을 LH 등이 미리 약정하고 임대용으로 사들이는 주택이다.
김 장관은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민간건설사에서) LH의 요구대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며 “아이돌봄서비스나 피트니스센터 등을 짓고,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해 보안문제도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동행한 변창흠 LH 사장은 “매입약정 방식의 임대주택은 전체 물량의 30%까지는 지방자치단체에 입주자 선정 권한을 준다”며 “(예를 들면) 서대문구가 민주화 운동이나 독립운동 후손에게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나라사랑채’의 사례처럼 입주자를 모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서대문형무소와 독립문이 구내에 위치한 점을 고려해 2017년과 2019년 나라사랑채 1, 2호를 각각 공급했다. 서대문구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공공임대주택을 이미 공급하고 있다. 등록 예술인이 2254명으로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관악구도 이런 특성을 고려해 ‘미성동 예술인 주택 12호’를 완공하고, 다음 달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변 사장은 “매입약정 임대주택은 취약계층이나 못사는 사람이 모여 사는 게 아니라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모여 사는 공동체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