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남북연락·협의 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3/뉴스1 © News1
정부가 지난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에도 매일 지속적으로 북측에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박진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 ‘남북연락·협의기구의 발전적 재개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보고를 통해 “우리는 남북간 합의를 지키는, 회담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매일 오전 9시 북측과의 연락은 끊임 없이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처장은 “연락사무소는 진보적 성과임이 분명하다”면서 지난 6월 사무소가 무너진 것을 언급하며 “4·27 판문점 합의와 남북 연락사무소 구성 운영에 대한 내용이 전면 파기가 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월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모두 차단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연락사무소까지 물리적으로 폭파했다. 당시 통일부는 매일 진행해오던 오전 9시와 오후 5시 남북통신 연락선 연결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남북연락사무소 재개에 대한 공감대가 모아졌다.
사실상 연락사무소는 사라졌지만 남북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에 따라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교류와 협력을 원만히 보장’하기로 한 합의의 기능적인 측면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통한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언급하며 “필요한 제안이지만 남북이 현재 소통이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어림짐작으로 반응할 것, 또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밖에 (정부는)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에카르트 쉴렘(Eckart Schlemm) 주동독 서독 상주대표부 국장은 이날 화상 보고를 통해 ‘주동독 서독 상주대표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표부를 통해 동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고, 동독 주민들도 서독시민으로부터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서 “한반도 역시 이러한 소통채널을 통해 분단의 끝을 맞이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연락사무소 재개는 물론 새로운 소통 채널인 ‘서울-평양 상주대표부’ 등의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기됐다.
발제를 맡은 권택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은 “기본적으로 2018년 판문점 선언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거나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표 설정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평양-서울 상주대표부’ 설치를 목표로 하되 우선 공동연락 사무소 재개 및 기능 회복을 당면목표로 삼아 이의 성사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락사무소 재개 문제를 독립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남북관계 전반의 흐름과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전반적인 남북관계 정체국면에서 연락사무소만 재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남북관계 개선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식적 연락기능 복원·발전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총장은 “북한이 평양 내 남한 시설 설치 불가, 최소한의 연락 및 협의기능 입장 등을 고수할 경우, 아쉽지만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불가피하게 남북관계가 경색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통신과 정보 교환 등 정상적인 국가로서의 소통 수단은 지속 유지, 필요시 영상을 통한 소통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장관도 개회사를 통해 “서울-평양 대표부를 비롯해 개성, 신의주, 나진, 선봉 지역에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설치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장관은 “새로운 남북관계의 변화는 바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 재개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남북의 상시적 연락선의 복구는 ‘평화의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