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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군 통제 받는 89개 기업에 상품·기술 수출 금지 검토

입력 | 2020-11-23 15:48:00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 89개를 중국군이 통제하는 기업으로 지정, 미국 상품 및 기술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제재 목록 초안을 입수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군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89개 중국 항공우주 및 기타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제재 목록에는 중국 민항기 제조업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와 중국 국영 항공기 제작사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와 관련 법인 10곳이 포함됐다.

상무부 관리를 지낸 케빈 울프 워싱턴 무역 전문 변호사는 “상무부가 해당 목록을 미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기술자문위원회와 공유했다”고 확인했다.

제재 발표 시점은 늦어도 다음달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프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재가 발효되려면 다음달 중순까지는 미국의 공식 규칙 간행물인 연방관보에 정리해서 보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록은 ‘군사적 최종 사용자’(military end user)를 식별하는 규칙 초안에 포함돼 있다. 앞서 4월 미 상무부는 ‘군사적 최종 사용자’를 인민해방군과 경찰, 군사 물자의 유지·생산에 지원·기여하는 사람 및 단체로 정의했다.

이는 미국 공급업체들이 제재 대상 기업에 상품 및 기술을 판매하려면 미 상무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상무부는 제재 초안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이익을 보호하려면 미국 기술이 해당 기업으로 흘러가는 걸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제재가 발효되면 미국 기업은 워드 프로세서 등 컴퓨터 소프트웨어부터 디지털 오실로스코프 등 과학 장비와 항공기 부품까지 광범위한 품목을 수출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항공기의 경우 비행 제어 상자용 브래킷부터 엔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항목이 포함된다.

원칙적으로 수출 제한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개별 품목에 대한 허가를 요청해도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로이터는 특히 COMAC와 AVIC의 제재 여부에 주목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허니웰이 COMAC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AVIC와는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GE 대변인은 ”GE 글로벌 합작법인이 모두 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군사적 최종 사용자들과 관련된 면허를 따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허니웰 측은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국 관리는 ”미리 목록을 작성해 이를 채우는 건 도발적 행위“라고 우려했다.

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중국이 보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소식통도 ”미국의 제재로 유럽 경쟁사들만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