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10명 중 8명 인턴 경험 강조 대규모 공채 줄고 수시 채용 확대 ‘정규직 전환’ 일자리 늘어난 영향 인턴 지원 위한 스펙 쌓기 붐… 자격증 어학성적 등 취득 열기
국내 채용시장 구조가 바뀌면서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인턴과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학점과 외국어 점수 등이 중요시되던 대규모 공채 대신 직무 중심의 소규모 수시채용이 ‘대세’가 되면서 인턴 근무 경력이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 구직자 “학벌, 전공보다 인턴 경험 중요”
23일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20대 취업준비생 557명을 대상으로 인턴 경험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턴 경험이 구직에 필수”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3.5%에 달했다. 구직자 10명 중 8명은 인턴 경험이 있어야 취업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이처럼 취업에 인턴 경험이 중요해지다 보니 인턴 기회를 잡는 것 자체가 어려워졌다. 취업준비생들은 “인턴 되는 것이 정규직보다 더 어렵다”(전체의 14.9%)거나 “비슷한 난도”(37.7%)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설문에 답한 구직자 A 씨는 “인턴 경험을 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인턴 되는 것이 ‘금턴(금+인턴)’ 수준”이라며 “인턴에 합격하기 위해 여러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인턴 지원을 위해 다양한 스펙을 쌓는 구직자도 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인턴 지원을 위해 필요한 스펙이 무엇인가”를 묻자 ‘전공’(262명·47.0%·복수응답)이란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자격증’(251명·45.1%)이나 ‘어학성적’(227명·40.8%)을 취득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IT기업에 합격한 B 씨는 “자기소개서에 인턴 경험을 쓰면 이무래도 관련 질문을 많이 받게 된다”며 “면접 질문을 예상 가능한 범위로 유도할 수 있는 것도 인턴 경험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인턴 붐’ 불붙이는 채용형 인턴
취업준비생들의 이 같은 ‘인턴 열기’에는 채용형 인턴 증가도 한몫을 했다. 과거엔 인턴제도가 일정 기간 일해 보는 단기 일자리(체험형 인턴)에 그쳤다면, 지금은 기업들이 단기 근무 뒤 별도의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채용형 인턴을 많이 뽑고 있다.대표적인 기업이 LG그룹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으로 선발한다고 밝혔다. KT 역시 올해 하반기(7∼12월)에 대졸 신입공채를 폐지하고 6주 동안의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정식 채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진학사 캐치 관계자는 “인턴 채용공고를 할 때 ‘체험형’이라고 따로 명시하지 않으면 채용형 인턴으로 인식될 정도로, 최근 채용형 인턴 공고 건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