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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바이든 정부서 비핵화 협상 큰 진전 없을 듯”

입력 | 2020-11-24 17:01:00

"北, 끝까지 핵포기 안하면 우리도 핵무장 생각해야"
"MB·朴 석방? 걱정은 하지만…文이 결정할 문제"
"현실적으로 연대 세력 없어…쓸데없는 정력 낭비"
"日자산 현금화 유예안 '회의적'…쉽게 안 풀릴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며, 북한과의 진전도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핵무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일부 보수 세력에서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핵무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요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에 협조하지 않고 계속해서 핵을 유지하는 이상, 우리도 자체 방어를 위해서 북한 핵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미동맹 하에서 미국이 종전처럼 핵무기를 한국에 주둔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미국에 의한 핵무장)이 불가능하다면,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져간다면, 우리도 핵무장에 대해서는 생각을 다시 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의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북한의 태도로 봐서 크나큰 진전이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관해서는 한일관계 개선 방안으로 언급되는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 유예안’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연 그것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냐에 대해서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일본이 그 형태로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현금화 유예화 방안은 지난 12~14일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만난 김 의원은 방일 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는 도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7~8개월 간 동결하는 방안을 (일본 측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라는 것은, 지나치게 이 문제(강제징용 문제)를 국내적인 상황과 연관을 시켜서 풀려고 하니까 풀어지지 않는 것 같다”면서 “보다 더 차원이 다른 사고를 하지 않으면 쉽사리 풀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진표 의원의 제안을 일본 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은 일본 나름 주장한 게 있다”며 “1965년에 한일 국교 정상화가 있을 때, 그 조약이란 데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판결을 수용하는데 있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쪽이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 정부의 주장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양쪽이 법률적 사항에 대해서 다른 해결책을 찾으려 애써야 하는데 그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 아직 현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의 대미 외교관계에서 특별한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원래 한미관계는 지난 1953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기틀로 해서 지금까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큰 틀에서 한미관계에서 외교적 변화는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북·북미관계 및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바이든 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의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북한의 태도로 봐서 크나큰 진전이 있으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중갈등 및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거의 같은 입장에 있고 오랫동안 굳건한 동맹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기본으로 외교의 지평을 삼을 수밖에 없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해서 중국과 우리가 별도의 관계를 유지하는 게 대한민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 사과 문제로 논란이 됐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혹은 사면에 관해선 “뭐라고 논의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직 두 대통령이 옥중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사면에 관한 것은 오로지 대통령의 결단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에둘러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이 배출한 전직 두 대통령이 지금 영어의 몸이 되어서 국민들에게 실망스러운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때문에 과거의 당으로부터 우리가 새롭게 일신해서 국민에게 등장하지 않으면 집권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당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를 방문해 사과한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전신 정당들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실질적인 인정에 인색한 측면이 있고, 여러 가지로 소속돼 있는 분들이 폄하 발언을 많이 해서 그 지역 분들이 상당한 원한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으로 새롭게 시작한 마당에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고 지나가야겠다는 측면에서 사과를 하고 돌아왔던 것”이라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었는데 1987년 소위 ‘민주화 헌법’이 이뤄지고 1988년 취임한 노태우 대통령 때 이미 5·18이 민주화운동인 것을 인정해왔기에, 국민의힘이 탄생하면서 그 점을 다시 강조하고 화해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또 다시 야권 연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실질적으로 야권 연대를 해야 할 그런 세력이 존재하는가에 회의적이다”라며 “내년 보궐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서울시장을 당선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판단하고,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야권 연대에 쓸데없는 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