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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친왕’처럼 만든 건 공화당 의원들”…명단 공개에 당 ‘발칵’

입력 | 2020-11-24 17:12:00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 기자 칼 번스타인이 사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공화당 상원의원 21명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공화당이 발칵 뒤집혔다. 21명은 현재 공화당 전체 상원의원(53명)의 약 40%에 이르는 숫자다.

번스타인은 22일 트위터에 “사석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멸을 표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라며 롭 포트먼, 척 그래슬리, 토드 영 등 상원의원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이들 명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을 확정하는 올해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설에 나섰던 팀 스콧 의원도 포함됐다.

번스타인은 이들 상원의원이 사적인 자리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무시하고 그가 대통령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 의원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에 기뻐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은 동료 의원과 보좌진, 로비스트 등을 만나며 이들의 ‘은밀한 감정’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번스타인은 “일부 예외를 빼면 이들은 공개석상에서 비겁하게 침묵했고, 이 탓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을 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20일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친 왕’처럼 권위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걸 가능케 만든 건 공화당 의원들”이라고 비판했다.

명단에 등장한 일부 의원은 ‘공개적으로 할말을 했다’며 번스타인의 주장을 부인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의 대변인은 “그래슬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이지만 대통령에 반대하는 것에도 침묵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래슬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 멕시코 관세 부과나 급여세 유예 조치 등을 비판했다.

토드 영 상원의원 측은 “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하게 협력해왔고, 인디애나주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여러 번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영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대 이란 전쟁 제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 측은 “번스타인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경멸하는) 얘기를 한 적 없으며, 그가 어디에서 이런 거짓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명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거나 대통령과 거리를 둬 온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러마 알렉산더, 벤 새스, 마코 루비오 의원 등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이보다 더 나쁘고 비민주적인 현역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고 했던 밋 롬니 의원 측은 “롬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