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화두된 ‘ESG 경영’ 성공하려면

ESG는 기본적으로 ‘투자자 관점’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자는 주로 경제적 가치와 재무적 정보 혹은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초점을 두고 기업을 평가해 왔다. 그러다 최근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라는 비재무적 정보를 고려하는 흐름이 생겼고,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고려해 ‘ESG 경영’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게 최근의 트렌드다. 이와 관련해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11월 1일자(308호)에서 기업들이 ESG 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지침을 소개했다.
○ ESG를 경영 전략에 통합
바야흐로 기업이 건전한 지배구조하에서 환경을 위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경영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ESG를 경영 ‘전략’에 통합해야 한다. 단순히 여러 가지 ESG 활동을 수행한다거나 ESG 점수가 높다고 해서 기업의 성과가 자동적으로 제고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업이 ESG 활동으로 실제 가치를 만들어 내려면 이를 경영 전략에 통합하려는 ‘능동성’이 필요하다. 단적으로 ESG 요소를 기업 최고위 임원들의 경영전략회의에서 다루는지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규범 준수 수준이 아니라 사업의 의사결정을 바꿀 정도로 ESG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전략과의 통합을 의도적으로 서두를 필요가 있다.
○ 환경 포함 사회적 가치를 측정, 관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하는 국내 기업이 점점 늘고 있지만 정작 보고서에 구체적인 ESG 도달 목표를 제시하고 매년 얼마나 진척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고 있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보고서 발간 자체가 목표인 상황은 분명 개선돼야 한다. 성공했다는 자축 일변도의 사회적 가치 측정이 아니라 미래 기회와 성장동력을 잘 경영하기 위한 정보를 생성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십수 년 전부터 설탕과 나트륨 및 포화지방을 식품에서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그 진행 결과를 매년 발표해가며 목표 달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네슬레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1년에 약 100억 원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네슬레가 이 정도로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그 이상의 비즈니스 성과를 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 측정과 관리는 아까워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 좋은 투자이며 기업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추진 중인 노력을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국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글로벌 우수 기업들과 달리 기업의 철학과 목표, 전략 및 성과가 서로 잘 연결돼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저 좋은 이야기를 나열해 보도자료를 낸 후 누군가 칭찬해주기를 기대한다. 국내 최상위 기업들은 연간 기부금만 수천억 원을 낸다. ESG와 관련된 비용까지 따지면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도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있어서 적절한 전략이 없다는 사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아주 중요한 특이점을 지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불가항력이고 피할 수도 없다. 심지어 전 사회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사건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이라도 남기고, 무엇이라도 성장을 위해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ESG 트렌드는 그렇게 맺어지는 열매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좋은 대응을 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사회도 지속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 timothydho@impactsquare.com
정리=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