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대]다양성-전문성 중시한 바이든 人事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미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새 수장으로 지명된 애브릴 헤인스 전 CIA 부국장(51)은 의회의 인준을 통과하면 2004년 설립된 DNI의 첫 여성 국장이자 미 정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이 된다. 헤인스는 앞서 2013년에는 CIA 최초의 여성 부국장에 임명된 바 있다.
시카고대 물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07∼2008년 당시 외교위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며 연을 맺었다.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부국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냈다. 2017년 토론회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김정은 정권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북한을 협상장으로 불러내고 핵무기 동결을 이끌어내려면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수장에 이민자 출신이 지명된 것 역시 처음이다. 국경장벽 건설을 밀어붙이고 불법 이민자 부모와 어린 자녀를 강제로 떼어놓았던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04년 미 민주당 대선후보였으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두 번째 국무장관을 지낸 민주당의 거물 존 케리 전 국무장관(77) 또한 기후변화 특사로 공직에 복귀한다. 장관 재직 시절인 2016년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파리기후변화협정 서명식에서 외손녀 이사벨을 안은 채 서명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그가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기후변화 대응 및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주도하게 됐다.
인수위는 이날 “케리 전 장관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NSC에 기후변화 담당 인사가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며 이를 국가안보 문제로 여기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언론을 통해 이미 보도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58),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44), 흑인 여성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68)의 인선 또한 공식 발표했다. 인수위는 성별, 인종, 연령대 등을 두루 고려한 인선임을 강조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이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