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우린 제각기 다르지. 모두 닮은 존재라면 외려 이상하지. 우린 같을 수 없지.” 최근 가수 이적이 여섯 번째 정규앨범을 내놓으면서 래퍼 김진표와 오랜만에 함께한 타이틀곡 ‘돌팔매’의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대표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어느 한 사람이 정답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의 시기를 한 분야의 지식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다양성은 윤리적 가치 차원뿐 아니라 기업의 새로운 생존전략과 맞닿아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비슷한 사람을 모아 놓은 곳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만나고 이어지면서 발생한다.
회의를 진행하는 관리자가 회의에서 다양성을 나타내도록 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의도를 밝히면 어떨까?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이번 과제에 대해 비슷한 의견보다는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시각과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와 같이 말이다. 여기에서 관리자는 자신의 의견은 말하지 않거나 말하더라도 맨끝에 이야기하는 것이 보다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상사 앞이라 하더라도 남과 다른 의견을 내놓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본 의견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제안해보자.
평등과 관련해 우리가 신경 써 봐야 할 것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차별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다.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를 쓴 김청연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차별을 만들어내는 언어에 대해 세심하게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자는 얌전해야지”라든지 “남자가 경제력이 있어야지” 등과 같은 것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다양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사람을 각자의 특성이 있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성별과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어느새 습관화되어 있다.
직장 동료를 여성 혹은 남성이 아닌 한 사람의 개성 있는 인간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개인적으로도 삶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싶다면 늘 같은 업계나 회사의 사람들과만 교류하기보다는 더욱 다양한 사람들과 커뮤니티 활동 등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포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인 역시 자기의 커리어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단순히 어떤 조직에서 어떤 직책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자신만의 개성과 재능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커리어 개발에서 더 중요하다.
이적은 “인생은 말하자면 그걸 알아가기”라고 노래한다. 과거에는 회사가, 상사가 원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 승진하고 성공하는 길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자기만의 다른 개성과 개인기를 발견해내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성공의 길이 될 것이고, 그런 길은 수 없이 다양해질 것이다.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차별하는 ‘돌팔매형(型)’ 리더는 점점 더 설 자리와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잃을 것이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