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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 사상’ 모텔 방화…주민들 “용의자는 소문난 주정꾼”

입력 | 2020-11-25 11:51:00

모텔 주인에 '술 달라' 난동 후 새벽 방화
혼자 빠져나왔다가 이송되던 중 자백해
수년간 동네서 술먹고 소리지르고 행패
재건축 지역…모텔도 이주 예정이었다고




서울 마포구에서 11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의 방화 용의자로 붙잡힌 60대 남성은 이전부터 이 동네에서 음주 난동을 수 차례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동네는 재건축 대상 지역으로 파악됐는데 용의자는 방을 빼기 전 결국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39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3층짜리 모텔 1층에서 불이 나 투숙객과 주인 등 14명 중 1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중 2명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 판정이 내려졌고, 또 다른 1명도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인원들은 연기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었다.

화재는 1층에서 장기투숙하던 60대 남성 A씨가 모텔 주인과 다투다가 홧김에 자신의 방에서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방화를 하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당시 이미 취한 상태로 모텔 주인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주지 않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불을 지르고 스스로 빠져나왔다가 병원에 이송되던 중 자백해 경찰에 넘겨졌다.

인근 주민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A씨는 마땅한 직업 없이 이 모텔에서 수년간 거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간 술을 마신 후 동네에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거나 차가 지나가지 못하게 가로막는 등 여러 차례 행패를 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전날에도 인근 도로에서 주정을 부렸다는 언급도 나왔다. 한 이웃 주민은 “전날 밤 며느리에게 저 사람 또 소리지르는 것 좀 보라고 말했었는데 이런 사달이 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해당 동네는 공덕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단지로 인근 주택 주민들은 대부분 이주해 빈집인 상황이다.

불이 난 모텔도 올해 중 이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이웃 주민은 “투숙객들을 내보내고 여관도 방을 뺀다고 들었는데, 나가라고 하니까 불을 질렀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해당 모텔은 1970년 건설됐으며 총 13개 객실이 있다. 벽돌구조로 지어졌으며 안전등급은 B-다.

경찰은 구체적인 방화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신청 등도 검토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인력 119명과 장비 31대를 동원해 오전 4시께 불을 완전히 껐다. 재산피해 규모는 조사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