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고교·마포 교회 관련 확진 114명 예배 전후 성가대·소모임 활동서 음식 섭취 명부 미작성 등 방역 허술 정황 속속 드러나 "이달 1일 이후 교회 방문자 진단검사 받아야"
서울 마포구 홍대새교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원인이 교회 내 허술한 방역 때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방역당국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동대문구 고등학교에서 홍대새교회로 코로나19 전파가 진행된 게 아니라 교회에서 고교로 감염이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25일 기자들과 가진 설명회에서 “홍대새교회에서 증상이 가장 빠른 환자는 11월초에 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증상 발생일이 동대문구 고등학교 근원환자의 최초 증상일보다 빨라 교회에서 (전파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동대문구 고교 관련 확진자가 11명이다. 이달 18일 첫 확진된 교사(지표환자)를 포함한 교사 2명, 학생 3명, 이들의 가족 3명, 지인 1명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나머지 103명은 홍대새교회 관련 확진자들이다. 교인 70명, 교인 가족 18명, 교인 지인 10명, 교인 동료 5명이다.
당초 방역당국은 학교에서 교회로 전파된 후 교인들 간 예배 전후 성가대 연습과 소모임 활동에서 음식물을 함께 섭취하면서 N차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교회 내 바이러스 전파가 먼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이달 1일 이후 교회 방문자는 가까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했다. 교회 관련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단 얘기다.
역학조사 결과가 뒤바뀐 이유에 대해선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교회 지표환자로 지목된 교인의 허위 진술 정황은 없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박 팀장은 “보통 집단 내 첫 진단(확진)된 사람을바탕으로 세부 조사를 하는데, 첫 단계인 지표환자 조사일이 앞당겨졌다기 보단 그 이후 확진자 조사 과정에서 11월초 증상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 분이 최근 2주 내 증상 여부를 조사할때 경미하거나 무증상 있었다고 진술하면서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고 해 허위 진술로 판단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조사 과정 중 추가 확진자의 의무기록 대조로 증상 발생일이 빠른 사람이 확인돼 그때(11월초)부터 전파 가능성을 염두하고 노출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정도로만 현재로선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교회 내 방역 수칙이 미흡했다는 정황은 드러났다. 명부 작성뿐 아니라 교회 입구가 3곳 이상으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손소독제와 방역물품 등의 비치도 미흡했다.
박 팀장은 “마스크 착용 여부 등 객관적으로 검증할 만한 자료 자체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 진술 기반”이라면서도 “추정하는 건 지속·반복적 노출 규모가 클 것이란 것이다. 성가대와 소모임 활동이 확산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소모임에선 음료 섭취 같은 것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