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생존 일화 밝히며 국제사회서 美주도적 역할 강조 바이든, 외교안보팀 일일이 소개 “美는 동맹과 함께 할때 가장 강해” 시진핑, 바이든에 “당선 축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가운데)이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극장에서 차기 외교안보팀 지명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 존 케리 기후특사 지명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해리스 부통령 뒤). 윌밍턴=AP 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58)가 24일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계부 새뮤얼 피사르(1929∼2015)의 일화를 소개하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의 부모는 그가 어렸을 때 이혼했고 모친 주디스가 피사르와 결혼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한 자리에 등장한 블링컨 지명자는 “미국이 세계의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 다른 나라와 협력해야 하며 그들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계부의 생존담을 소개했다.
블링컨 지명자는 “이것이 바로 미국이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수세기 동안 미국은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마지막 희망이었다. 시대의 도전을 해결할 역량을 어떤 나라보다 많이 갖고 있다”며 각종 압제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전파하고 사람들을 구한 미국의 역할을 다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바이든 내각의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 또한 비슷한 발언을 이어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지명자는 “미국이, 다자주의가, 외교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역시 “핵무기, 테러리즘,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경제위기, 기후변화, 민주주의 위협, 인종차별과 불평등 등에서 함께 진전을 이뤄 가겠다”며 동맹 중시 기조를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돌아왔음을, 세계무대에서 미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음을, 적과 맞서고 동맹을 거절하지 않으며 우리의 가치를 위해 일어설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팀”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미국은 동맹과 함께할 때 가장 강하다. 이 팀은 다음 세대를 위한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를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 그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는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을 주저한 적이 없다”며 “불편하거나 어려운 이야기라도 주저하지 않겠다. 바이든 당선인 또한 그렇게 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