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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판사 “재판부 사찰 의혹, 책임자 고발해야”

입력 | 2020-11-26 03:00:00

[윤석열 직무배제]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 비판 글
“檢이 재판부 조종하겠다는 의도”
‘공소유지 참고자료’ 檢해명 반박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을 내리면서 ‘재판부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책임자를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주요 사건을 맡은 재판부 성향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법원 내부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법원에 따르면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는 25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부장판사는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니. 그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며 “검찰총장의 지시로 그 문건을 만든 것은 아닌지 의심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부장판사는 “법원은 피고인 편도 검찰 편도 아닌 중립적이어야 한다”면서 “대법원 행정처에 부탁한다.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이어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 달라.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좋다”고 적었다. 장 부장판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공소유지 참고자료를 파악한 것”이라고 해명한 부분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게시된 장 부장판사의 글에는 오후 7시까지 8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판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옳으신 말씀”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판사는 “대검이 주체가 되어 항시적으로 중요 사건 재판을 하는 재판부 판사의 정보, 그것도 재판 스타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보까지 수집해서 총장에게 보고해 왔다는 것”이라며 “대검이 앞으로도 계속 정보를 수집해서 필요하면 검찰 내부적으로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라고 적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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