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단단히 뿔난 모양새다. 저조한 성적으로 성난 팬들에게 구단이 판촉 활동으로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다.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의 우승 소식이 스포츠지 1면을 장식한 25일 롯데 자이언츠 공식 소셜미디어에는 ‘2021 시즌 캘린더 예약판매’ 게시물이 올라왔다.
구단 측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할 새로운 시즌, 여러분의 모든 순간을 롯데 자이언츠 캘린더와 함께 하시라”며 내년 신상 캘린더를 소개했다.
게시물을 확인한 롯데 팬들은 비판 글을 쏟아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ston****은 “진짜 대단하다”며 “라이벌 구단이 우승까지 했는데, 팬들은 화나고 슬퍼하는데, 달력 팔아넘길 생각뿐이지?”라고 비판했고, 인스타그램 아이디 topt****은 “이런 것을 만들 시간에 야구를 잘 할 생각을 좀 해요”라고 꼬집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달 20일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모티콘 판촉 활동을 벌였다. 당시 팬들은 상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을 뿐 성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 라이벌의 우승 소식으로 떠들썩한 날에도 판촉 활동을 이어가자 폭발한 것이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hans****은 “양심이 있으면 오늘 올리는 건 아니지”라고 했고, 인스타그램 아이디 chin****은 “어차피 우승은 남 일이라 노관심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으실 텐데 하필 올려도 오늘. 이모티콘 판매도 며칠 안 지났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이번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71승 1무 72패를 기록해 승률 50%를 넘기지 못했다. 순위는 10개 구단 중 7위. 지난해엔 10위, 2018년엔 7위를 기록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년도는 1992년이다. 무려 28년 전으로, 날짜로는 1만일이 넘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