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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감·불감증·경각심 해이…놓치지 않고 찾아가는 코로나

입력 | 2020-11-26 14:36:00

© News1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583명은 역대 5번째로 많은 규모로 역학조사가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확산세가 빠른 상황이다.

기존의 소규모 일상 감염에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센터와 경기도 연천 신병교육대 등 새로운 대규모 집단 감염이 더해진 탓이다.

대부분 일상 생활에서 지켜야할 필수 위생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사례들인데,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피로감과 낮아진 경각심이 방역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 피로감과 불감증이 낳은 ‘제주도 연수’…최악의 결과

이틀 사이 50여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경남 진주시 이·통장단의 집단 감염은 제주도 연수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연수는 매년 시행되는 것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태였다.

꼭 자제 권고가 내려지지 않더라도 현 상황에서 솔선수범해야할 공무원이 이통·장을 인솔해 굳이 제주도를 다녀왔어야 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머리숙여 사과했으나 이 연수에 1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지원되고 공무원도 3명이나 인솔자로 참가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무사안일했다는 지적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위기 불감증과 방역 피로감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제주도 연수에 참가한 한 인원은 다른 연수에도 참여하면서 전파 고리가 길어졌고 확산세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다른 이·통장들도 연수를 다녀온 뒤 접촉자가 많아 현재 공무원과 가족, 마을 사람들까지 감염이 이뤄졌다. 현재까지 이장단 관련 접촉자는 462명에 이르고 동선노출자도 157명이나 된다. 이 중 양성이 52명, 음성이 190명, 검사가 진행 중인 인원이 378명으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마스크만 제대로 썼어도…해이해진 의식이 낳은 집단 감염

연말까지 한 달여가 남은 가운데 전국적으로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가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진 악재가 바로 서울 동대문구 고등학교(마포구 홍대새교회) 관련 집단 감염 발생이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6명이 나와 누적 확진자만 84명에 이르는 대규모 집단 감염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역학조사를 들여다보니 감염이 이뤄졌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던 상황이 많았는데 필수적인 마스크 쓰기 조차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방역당국은 심층 역학조사가 필요하지만, 이 학교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예배에서 노래를 부른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는데, 기본 방역수칙 마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앞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임용단기학원에서도 똑같이 이뤄졌다. 아무리 모의 시험 상황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마스크도 끼지 않은채 식사까지 한 상황은 도저히 납득이 어려운 대목이다. 설마 걸리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려운 대목이다.

◇얽히고 설킨 관계, 경각심 낮은 곳 위주로 발생한 코로나

정확한 집계로 인해 가장 최근 46주차(8~14일)에 발생한 집단감염을 살펴보면 모두 41건인데, 그 보다 한 달 가량 전인 43주차(10월19~24일)에 비해 3배 가량 늘었다.

차이점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것처럼 느낄 만큼 관계가 가까운 모임이 많았다. 가족 모임을 비롯해 동호회와 지인간 모임, 직장 및 사업장 모임 등 지난 8월과 9월 교회 등 종교시설이 주요 감염경로였던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기존의 확진자를 다수 양상했던 곳들은 학습효과로 인해 방역수칙을 강화했다면, 지인 및 가족 모임에서는 아무래도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중순부터는 접촉 빈도가 높고 마스크를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리 생활 어느 곳에서나 남녀노소 누구든 감염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지키고 적어도 하루 세 번 이상 주기적으로 환기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