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같이, 지역의 가치를 위하는 관광두레] <4·끝> 세종-괴산
세종관광두레 관광사업체 대표들이 10월 전남 목포 도심재생현장을 방문해 현지인들과 얘기하고 있다. 세종관광두레 제공
세종관광두레 최영화 씨(42·여)는 요즘 나날이 새롭다. 5년 전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따라 세종으로 이사 온 최 씨에게 세종은 생경한 땅이었다. 아이들은 ‘친구를 보고 싶다’며 주말마다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자고 졸랐다.
“세종시로 온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사 오게 된 거잖아요. 본인 뜻과는 달리. 그렇다 보니 한동안 ‘멘붕’에 빠지기도 했어요.”
관광두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원하는 주민 자치 관광조직. 주민 스스로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체로, PD는 관광공사와 사업체 간 교량 역할을 하게 된다. 최 씨는 PD 공모에 합격해 올해 초부터 활동하고 있다.
현재 세종관광두레의 주민 사업체는 모두 8개. 올해부터 길게는 향후 5년까지 최대 7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사업을 진행한다. 세종관광두레는 지난달에는 목포 원도심재생사업 현장 등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충북 괴산관광두레로 활동하는 관광사업체가 생산해 판매하는 농산물. 괴산관광두레 제공
특히 세종지역 관광두레 사업체는 옛 연기군 시절의 전통과 정부기관 이전으로 급속하게 변화한 도시 콘텐츠를 골고루 담고 있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세종시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1200+행복여행’, 정부세종청사 기관 곳곳을 탐방하는 ‘알알이여행’, ‘삼버들협동조합’ 등이 활동하고 있다. 또 한복 체험을 하는 ‘비녀랑 한복이랑’을 비롯해 ‘쌍류포도정원협동조합’ ‘세종다움협동조합’ ‘리틀파머스’ ‘세종소상공인협동조합’ 등도 있다.
세종관광두레의 이 같은 활동에 공감한 세종시는 최근 시청 1층에 사무실을 내줬다. 송기선 세종시 관광정책담당은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세종시에 민간조직인 관광두레가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5일에는 이춘희 세종시장과 관광두레 대표들의 간담회가 열리기도 했다.
충북 괴산관광두레(김영균 PD)도 전국 관광두레 중 매우 활동적인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4H연합회 임원진으로 구성된 후계농과 전문 분야 경력이 있는 귀농청년이 모인 ‘뭐하농’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팜파티와 쿠킹클래스를 운영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스몰웨딩 운영과 문화공간 조성, 농부들의 잡화점 등 농촌관광 굿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을농원’은 청천면 사과농원을 중심으로 디저트 카페와 농가 숙박 등을 구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겠다는 포부다. 이 밖에 ‘수옥정사람들협동조합’과 ‘괴산, 그곳에 가면’, ‘산막이옛길 협동조합’, ‘연풍한지공예협동조합’ 등도 작지만 강한 지역 관광조직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