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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공무원 20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집단감염이 동시다발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26일 0시 기준 확진자가 213명에 이르며, 기존에 하루 최대 수치였던 156명을 훌쩍 넘어섰다. 경기도 역시 이날 183명이 확진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감염이 발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세가 비슷한 규모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24일부터 시행한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 방역수칙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단합대회 뒤 집단감염 발생한 구청
노원구는 “24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구 관계자 900여 명을 포함해 가족, 지인 등 1118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추가로 2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 대부분은 노원구의 같은 부서 직원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부서 동료인 확진자들은 근무시간 뒤 저녁식사 모임을 가지며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해당 부서는 13, 20일에 40명씩 강원 평창군으로 단합대회를 다녀오기도 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식사 모임에서 전파된 코로나19가 단합대회에서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부서의 사무실도 창문이 2, 3개밖에 없어 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5일까지 50여 명이 확진되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서구 댄스학원’은 26일 오후 6시 기준 80명이 추가 확진되며 관련 확진자가 13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대다수는 30, 40대 여성으로 어린이집 등에 다니는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구 관계자는 “‘엄마 감염’으로 인한 자녀들의 n차 감염을 막기 위해 어린이집 5곳과 유치원 등에서 확진자의 자녀들을 즉시 귀가 조치했다”며 “도서관 등 구내 문화·체육시설은 거리 두기 3단계에 준하는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댄스학원은 수강생 100여 명 가운데 74명 이상이 확진돼 70%가 넘는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환기가 쉽지 않은 지하시설에서 거리 두기도 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학원은 출입자 명부 작성 및 체온 측정 등 기존 방역수칙을 지켰다는 입장이나, 내부 폐쇄회로(CC)TV가 없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서울과 경기 역대 최대 확진자 발생
서울에서 일일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선 건 26일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건 20일 156명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8월 12일부터 이달 26일까지 3개월 동안 실내체육시설 11곳에서 460명, 목욕업소 6곳에서 25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서구 댄스학원처럼 실제로는 실내체육시설이지만 규정 대상이 아닌 ‘자유업’으로 등록된 업소도 다수 포함돼 있다.
경기도 역시 25일 확진자가 183명 발생하며 역대 최대 수치를 넘어섰다. 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8월 22일 118명이 가장 많은 수치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갈수록 코로나19가 심각해지는 만큼 기존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체육시설 설치에 관한 법령에 따라 등록된 시설 외에 자유업으로 등록된 시설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며 “새로운 감염지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기존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
성남=이경진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