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1.1%, 내년 3.0%… 3개월전보다 0.2%P씩 높여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회복이 코로나의 부정적 영향 넘어서 금통위, 기준금리 0.5%로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확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는 동결(연 0.50%)했다.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한은은 26일 내놓은 경제 전망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겨울에도 지속돼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2단계에 머문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1%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월 전망치(―1.3%)보다 0.2%포인트 높인 것이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도 3.0%로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민간소비는 지난해보다 4.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한은이 소비 위축을 낙관적으로 판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송년회가 취소되는 등 연말 소비 특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8월 전망 때보다 오히려 0.4%포인트 낮췄다. 내년 초에도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상반기(1∼6월) 민간소비도 1.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해외여행 등 대면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면서 늘고 있는 저축도 앞으로 민간소비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3분기 중 저축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부동산, 주식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현재로선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는 아니고 그런 것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