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으로 추측되는 입주민 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예민해진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아파트 이웃집에서 들리는 공사 소음에 불만을 품고 이웃 주민에게 막말하는 글을 아파트 1층 안내게시판에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어느 아파트의 고3 인성’이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고3 학생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경고문이 담겨 있다. 이 학생은 “학교는 지금 기말고사 시즌이고, 수능은 당장 다음 주인데 아침 9시만 되면 드릴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네 인테리어 사리사욕 챙기려고 남의 인생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이기적인 새X야”, “가정교육 못 받은 무뇌들” “네 자식이 나중에 누군가 생각없이 겨울철 집앞에 본 소변에 미끄러져 식물인간 판정 받을지도 몰라. 고스란히 몇 배로 돌아올 거다” “나이 대접 받고 싶으면 그에 맞게 행동 좀 해. 내가 엄마냐? 이제라도 생기니 좋아?” 등 막말과 악담을 쏟아냈다.
“중요한 시기인 것 알겠으나, 최소한 예의 지켜라”
수험생 글에 일침 날린 또다른 입주민의 글.
공사하는 집 당사자가 아닌 근처 이웃이라고 밝힌 그는 “고3이고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기인 것도 알겠고 코로나로 집 밖으로 나가기가 여의치 않다는 것도 안다”면서도 일부 표현이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게시자는 “학생이 쓴 글을 한 번 소리내서 읽어보라”며 “소음 자체나 공사 시간 때문에 불만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하라”고 충고했다. 또 “‘이웃 주민’이라는 말은 이미 무색해진 지 오래지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해당 글은 게재된지 만 하루만에 조회수 4만여회와 댓글 240여개가 달렸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튿날 “고3 글이 아직 붙어있는 상태”라고 알리기도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