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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약시장 신기록 속출…‘희망고문’에 매매 전환 우려도

입력 | 2020-11-28 07:36:00

서울지역 청약 경쟁률 70.7대 1…내년 더 오를 듯
올해 34개 단지 중 14개 단지가 세 자릿수 경쟁률
청약 희망 사라진 젊은 층 꿈틀…2030 매매 늘어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70.7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또 청약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특별공급 소득 기준 완화 등 문턱이 낮아져 내년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8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70.7대 1(11월27일 기준)을 기록했다. 34개 단지 6651가구 일반공급 물량에 47만316개의 통장이 몰렸다.

지난 2018년 30.7대 1(6031명 모집에 18만4691명 접수), 지난 2019년 31.6대 1(1만833명 모집에 34만2598명 접수)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경쟁률 수치다.

올해 청약 시장에선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올해 평균 경쟁률은 청약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개별 단지 청약 경쟁률도 신기록이다. 지난달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은 일반공급 26가구 모집에 1만3964명이 몰려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인 537대 1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서 분양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가 340대 1로 최고였으나 두 달이 채 안 돼 바통을 넘기게 된 것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14개 단지가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해 전체(34개)의 41%에 달했다. 작년에는 6개였던 세 자릿수 경쟁률 단지가 올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주변 시세보다 싼 ‘로또 청약’ 기대감에 주택 수요자들이 앞 다퉈 청약 경쟁에 뛰어든 게 원인이다. 또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서울 공급 위축 우려 등이 겹치면서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예비 청약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527만3051명으로 9월 말 2512만7182명에 비해 14만5869명 늘어났다. 이는 전 달(14만2516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 완화 등의 제도 변화가 예고돼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청약 경쟁에 가세하며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청약시장 경쟁은 내년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젊은 수요자들은 가격 부담이 덜한 3시 신도시를 노리거나 특별공급에 도전하는 게 내 집 마련의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약 평균경쟁률이 100대 1에 육박할 만큼 높아지면서 중저가 매매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점이 낮은 젊은 층에겐 청약 당첨이 ‘희망고문’처럼 인식 돼 청약을 포기하고 구축 매매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기존 주택시장에서는 2030 세대의 매수세가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지난달 서울 주택 거래량 중 20대 집주인의 비중은 6.6%(700건)으로 나타나 한국감정원이 매입자 연령별 주택 매매거래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지난해 1월 이래 가장 높았다.

또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11월 넷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한 가운데 동대문구(0.05%), 강북구(0.04%), 관악구(0.04%), 노원구(0.03%)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된 높은 경쟁률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탈락에 지친 일부 대기자들은 청약 시장에서 이탈해 기존 주택 시장에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