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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내장 양동이로 붓고 주먹질까지… 대만 의회 이번엔 수입 돼지 난투극

입력 | 2020-11-30 03:00:00

성장촉진제 맞은 美産 수입 허용에 야당인 국민당서 내장 던지며 항의




아수라장 된 대만 의사당 27일 대만 국회에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재개에 반대하는 야당 국민당 의원들이 돼지 내장을 투척하며 난투극이 벌어졌다. 친미 반중 노선을 걷고 있는 집권 민진당 정부가 내년 1월부터 가축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허용하자 야당은 공중 보건을 이유로 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타이베이=AP 뉴시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대만 여야 의원들이 27일 의회에서 돼지 내장을 던지며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충돌은 이날 입법회 정기 회의에서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연설을 시작하려 할 때 벌어졌다.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재개를 반대하는 제1야당인 국민당 의원들은 쑤 원장이 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붉은색 양동이를 단상 앞으로 던졌다. 양동이 안에는 돼지 소장, 허파, 간 등이 담겨 있었다.

이에 여당 민진당 소속 의원들도 지지 않고 돼지 내장을 국민당 의원들에게 던지면서 난투극이 벌어졌다. 일부 의원은 우비를 입었으며 돼지 지방으로 더러워진 정장을 입고 주먹질을 하는 의원들도 보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올 초 재집권에 성공한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 등을 고려해 8월 미국산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수입 금지를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내년 1월부터 대만에서는 가축 성장촉진제인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허용된다. 살코기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락토파민은 어지럼증, 심장 이상 등의 부작용이 있어 대만과 유럽연합(EU) 등지에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미국과 한국 등에선 미량의 사용이 허가된 상태다.

앞서 23일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국내 농업 위축과 안전성 등을 우려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재개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민진당은 “식량 낭비이며 역겨운 행동”이라며 야당을 공격했지만, 국민당은 “(민진당은) 자신들이 야당이었을 때는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반대하더니 여당이 되니 입장을 바꾼다”며 받아쳤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