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환호한 건 옐런이 코로나19 충격에서 경제를 회복시킬 최적의 ‘구원투수’라고 봤기 때문이다. 2014년 오바마 정부 때 연준 의장이 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린 과도한 유동성을 줄이는 어려운 임무를 맡았다. 공화당 쪽 인물로 교체를 원한 트럼프 때문에 ‘39년 만의 첫 연임 실패 의장’이 됐지만 시장은 그가 금리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며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4년 재임 기간 중 주가가 100% 가까이 올랐고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4.1%)까지 떨어졌다.
▷겉모습은 온화한 은발 할머니지만 1946년 뉴욕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브라운대를 수석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노동경제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사람들의 삶에 직결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학문이 경제학”이란 소신을 가진 케인스주의자다. 남편은 중고차 시장에 ‘레몬’(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곯은 차)이 많은 이유를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설명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교수다.
▷우선 옐런은 2조2000억 달러(약 2431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관철시켜야 한다. 상원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화당은 과도한 재정지출에 반대하고 있다. 바이든의 공약인 법인세, 소득세율 인상에도 공화당의 반대가 크다. 한국으로선 대규모 부양책이 현실화돼 달러가 풀리면 원화가치가 높아져 수출품 가격 경쟁력에 탈이 날 수 있다. 세율 인상은 미국인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역시 수출에 부정적이다. 이런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경제 전문가가 연말연시 개각에서 발탁되길 기대한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