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與 “예비비와 국채 발행으로 충당” 野는 “뉴딜 예산 깎아 재원마련” 입장차 커 최종 처리까지 난항 예상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정부도 3차 (긴급)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히면서 여권의 내년도 ‘슈퍼 예산’ 증액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4조 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약 5조 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예산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기로 한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한 찬성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정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극복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여야가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의견을 내고 있기 때문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도록 협의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물론 정부의 복안이 있지만 지금 밝히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정청은 이날 오후 고위 당정청 협의를 열고 3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재원 조달 방안 등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미 3차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4조 원가량을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애초 “내년도 예산안에 3조6000억 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는 국민의힘의 제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야당이 재난지원금 이슈를 주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입장을 바꾼 상태다.
문제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비비 일부와 기존 예산 삭감액 등을 활용해 2조 원가량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국채 발행 등 사실상 예산안을 증액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정부가 제출한 555조8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백신 관련 항목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며 “야당도 불가피한 증액에는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예산안 규모를 늘리지 말고 한국판 뉴딜 예산을 깎아 코로나19 대응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백신 예산 증액에 대해 “불요불급한 다른 예산을 삭감하고 (백신 예산을 추진)해야지 모든 국가 살림을 빚잔치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성휘 yolo@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